겨울철 러 ‘에너지 공격’에…우크라 “미국산 가스 공급 협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7일 16시 21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오른쪽) 가 악수를 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오른쪽) 가 악수를 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AP뉴시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겨울철을 앞두고 상대방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번 겨울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양측 국민 모두에게 가장 혹독한 겨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16일 그리스를 통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 대사 등과 함께 LNG 수입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리스를 통해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안도했다.

우크라이나의 LNG 수입은 그간 우크라이나 전력망 공격에 치중했던 러시아가 최근 천연가스 시설을 집중 공격하면서 겨울철 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 영토의 가스관을 통해 자국산 천연가스를 전 유럽으로 수출했다. 이 때문에 전쟁 와중에도 가스관 공격을 비교적 자제했다.

그러나 이에 관한 계약들은 모두 올 1월 종료됐다. 러시아로선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보호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관련 시설을 집중 공격했고, 현재는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생산이 60% 정도 중단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NYT)는 이런 상황으로 인해 수 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올 겨울 추위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가정의 80%가 천연가스로 난방과 취사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의 정유소와 송유관 등에 대한 ‘맞불’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14일 무인기(드론) 등을 대거 동원해 러시아의 주요 원유 수출항인 흑해 노보로시스크를 공습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여파로 노보로시스크 셰스하리스 터미널, 인근의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에서의 원유 선적이 모두 중단됐다. 두 곳에서 수출하는 원유는 일일 220만 배럴로 러시아 전체 원유 수출량의 20%에 달한다. 다만 현재는 수출 기능이 상당 부분 복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 정부 고위 인사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에너지 국영기업 ‘에네르고아톰’의 부패 사건을 무마하는 데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는 15일 X에 “에너지 부문의 완전한 투명성과 진실성은 최우선 과제”라며 “국영 에너지 기업 전반의 재무 활동을 감사하고 경영 활동을 쇄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는 와중에 에너지 기업의 비리까지 겹치자 국민 분노가 심상치않다는 점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에너지 시설 공격#LNG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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