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주장 정지석(왼쪽)이 16일 현대캐피탈과의 천안 방문경기에서 헤난 달 조토 감독(브라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정지석은 이날 양 팀 최다인 27점을 올리며 팀의 3-2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대한항공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패배를 설욕하며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16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2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3-2(26-24, 22-25, 22-25, 25-21, 15-7) 재역전승을 거뒀다. 5연승 고공비행을 이어간 대한항공은 승점 17을 기록하면서 KB손해보험(승점 16)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반면 13일 부산 경기에서 OK저축은행에 역시 2-3으로 패했던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필립 블랑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연패를 당했다.
대한항공에서는 ‘주장’ 정지석이 블로킹 3점, 서브 2점을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7점(공격 성공률 62.9%)을 올리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외국인 선수 러셀(미국)도 22점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에서도 레오(24점), 허수봉(19점), 신호진(14점) 등 날개 공격수 세 명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대한항공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캐피탈은 특히 이날 5세트 때 공격 성공률이 23.5%에 그쳤다.
이날 3세트 20-19 상황에서는 ‘볼 데드’ 시점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한항공 미들 블로커 김규민이 속공을 시도했고 공은 현대캐피탈 김진영의 얼굴에 맞은 뒤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김규민은 손을 뻗어 김진영에게 사과했다. 이때 현대캐피탈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공이 관중석에 떨어지기 전에 김규민이 네트를 터치했다는 것이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김규민의 네트 터치를 선언했다. 대한항공이 21-19로 앞설 수 있는 상황이 20-20 동점으로 바뀐 것. 대한항공은 그 여파로 3세트까지 내줬지만 끝내 역전승을 거두면서 이 판정을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게 됐다. 김규민은 “나도 모르게 사과를 먼저 했는데 팀에는 좋지 않은 행동이었던 것 같다. 다만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배구는 원래 직전 시즌 챔프전 맞대결 팀끼리 새 시즌 개막전을 치르는 게 전통이다. 이번 시즌에도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준우승팀 대한항공이 지난달 18일 천안에서 남자부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남자부 세계선수권대회 종료일(9월 28일)로부터 3주 안에는 시즌 일정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바람에 두 팀은 2라운드가 되어서야 시즌 첫 맞대결을 치를 수 있었다. 두 팀의 1라운드 맞대결은 최종 6라운드 일정까지 모두 끝난 내년 3월 19일에 열린다.
역시 지난 시즌 챔프전 리턴매치로 열린 여자부 인천 경기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이 정관장에 3-0(25-16, 25-14, 25-20) 완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레베카(미국)가 21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여자부 개막전은 정상적으로 열렸기 때문에 이 경기가 두 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었다. 두 경기 모두 흥국생명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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