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 한파가 본격화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오름세까지 이어지고 있어 연말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17일부터 영업점을 통한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신청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비대면 주담대 신청은 현행을 유지한다.
MCI·MCG는 주담대 신청 시 가입하는 보험으로, 만약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방공제)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은 5500만원, 경기 지역은 4800만원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6월부터, 신한은행은 지난 8월부터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해 왔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1일부터 가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모기지 보험 가입을 중단하진 않았지만, 이달부터 모든 영업점의 주담대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했다. 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 등은 올 연말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도 중단한 상태다.
연말이 다가오자 은행들은 대출 총량 관리에 더 고삐를 조이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기존 대비 절반으로 축소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조이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은행들 일부는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했거나,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다.
당장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대출을 계획했던 차주 입장에서는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가계대출 금리가 줄줄이 오르고 있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줄어든 한도에,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4대 은행의 금융채 5년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3~6.06%로 이달 초 연 3.68~5.83% 대비 0.23~0.25%p 가량 뛰었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주담대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608조9848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613억원 증가했다. 전월(1조3134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에 그친 것이다. 이 중 전세대출은 123조6915억원에서 123조1644억원으로 5271억원 줄어 지난해 4월(6257억원)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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