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아니었다”…과학자가 밝힌 ‘가위바위보’ 이기는 법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11월 13일 01시 33분


ⓒ뉴시스
운이 좌우하는 게임으로 여겨졌던 ‘가위바위보’. 하지만 이 게임의 승패를 결정짓는 건 운이 아니라 ‘생각을 비우는 능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 웨스턴시드니대의 인지과학자 데니스 모렐 박사는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려면 머리를 비워야 한다”며 “이전 판 결과를 떠올릴수록 패턴이 생기고, 상대가 예측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가위바위보는 약 2000년 전 중국에서 시작된 게임으로,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연구하기에 좋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62명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가위바위보 실험을 통해, 총 1만5000번의 대결 동안 참가자들의 뇌파를 측정하고 뇌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참가자의 뇌 데이터만으로도 참가자가 어떤 손 모양을 낼지 예측할 수 있었고, 특히 이전 판을 떠올리는 순간 그 흔적이 뇌에서 명확하게 포착됐다.

그리고 실제로 이전 판 결과를 떠올린 사람들은 더 자주 졌다.

반면,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작위로 선택한 사람들은 승률이 더 높았다.

모렐 박사는 “가장 좋은 전략은 가능한 한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하는 것”이라며 “인간은 본능적으로 과거에 끌리기 때문에 완전한 무작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특정 손 모양을 반복하거나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절반 이상이 ‘바위’를 가장 자주 냈고, 이어 ‘보’, ‘가위’ 순이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바위’를 가장 강한 선택으로 느낀다”고 분석했다.

또한 같은 손 모양을 연속으로 내는 걸 꺼리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뇌가 앞선 결과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회인지 및 정서신경과학(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에 실렸다. 연구진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 정치나 비즈니스 같은 의사결정에서도 과거에 집착하는 태도가 오히려 판단력을 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렐 박사는 “결국 생각이 많을수록 진다”며 “가위바위보든 인생이든, 과거를 잊고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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