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업무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개인 업무의 일상적 도구로 자리 잡았지만, 기업의 제도적 지원 체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표준협회(회장 문동민, 이하 협회)는 국내 직장인 915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및 지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주에 걸쳐 ▲AI 도입 인식 ▲AI 활용 현황 ▲조직 지원 ▲개인 및 조직의 준비도 등 5개 영역에서 진행됐다. 단순한 도입률을 넘어 ‘AI 활용의 목적’과 ‘성과’, 그리고 ‘조직의 지원 체계’ 간의 전략적 정렬(Strategic Alignment) 수준을 분석했다는 의의를 가진다.
한국표준협회 제공
한국표준협회 제공 응답자의 80% 이상이 “업무에서 AI를 자주 혹은 매우 자주 활용한다”고 답했으며, ChatGPT(89%), Gemini(41%), Perplexity(23%) 등의 생성형 AI 툴이 사용되고 있었다. 활용 목적은 정보 탐색(79.9%), 문서 작성(64.4%) 등 실무 효율화에 집중돼 있었으나, 향후 데이터분석과 반복 업무 자동화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됐다. 협회는 이에 따라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에서 ‘공동 기획자(Co-Creator)’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표준협회 제공 또한 조직의 AI 활용 지원 현황을 묻는 질문에는 ‘교육 제공(41%)’이 가장 많았으며, ‘사내 가이드라인 마련(28%)’, ‘툴 지원(21%)’, ‘전담조직 운영(15%)’이 뒤를 이었다. 이는 기업의 지원이 교육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나, 대부분 인식 제고 수준의 단발성 교육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23%는 “별도의 지원이 없다”고 답해 AI 확산이 여전히 개인 주도형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표준협회 제공 향후 기업이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로는 ‘AI 활용 교육 강화(53%)’가 1순위로 꼽혔으며, ‘사내 가이드라인 구축(39%)’, ‘보안·윤리 체계 정비(31%)’, ‘툴 지원(29%)’이 뒤를 이었다. 협회 측은 “이는 AI 활용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조직의 학습 문화와 제도 기반 확립이 병행돼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표준협회 제공 특히 ‘AI 시대 HR의 핵심 역할’을 묻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78.8%가 ‘직원 교육·훈련 제공’을 선택해 기업 규모와 업종을 막론하고 AI 확산의 중심은 결국 ‘교육’에 있다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협회는 “지금 필요한 것은 ‘AI를 활용할 줄 아는 직원’을 넘어, ‘AI를 학습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문동민 회장은 “AI 확산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 문화의 준비에 달려 있다”며 “협회는 교육과 학습을 통해 개인의 역량 개발, 조직문화의 혁신, 그리고 HR의 전략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맞물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AI 리터러시 및 실무 활용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별·직무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구성원의 AI 활용 역량 강화를 지속 지원할 예정이며, 현재 AI 분야 90여 과정을 포함한 2026년도 500여 개 직무교육 과정 수강 신청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