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본집이 출간된 20∼30년 전 영화들. 위쪽부터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달콤한 인생’. 스튜디오오드리·마음산책 제공“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2001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의 각본집이 지난달 24일 출간됐다.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와 라디오 PD 은수(이영애)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작품으로, 실제 영화에 사용된 최종본 각본이 공개된 건 24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봄날은 간다’처럼 옛날 영화와 드라마를 각본집 형태로 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언어와 감정을 책으로 간직하려는 수요가 커지며 출판으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허 감독의 데뷔작인 ‘8월의 크리스마스’(1998년)도 같은 날 스튜디오오드리에서 각본집으로 나왔다.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촬영 현장 컷과 감독 인터뷰를 담았다. 앞서 4월에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년)이 개봉 20주년을 맞아 마음산책에서 각본집으로 출간됐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사전 모금 당시 목표 금액의 200%를 가뿐히 넘기며 출간으로 이어졌다.
올해 초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2005년)이 20년 만에 처음 무삭제 대본집으로 나왔다. 김선아와 현빈 배우의 인터뷰와 삭제 장면까지 포함한 완전판으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모금 당시 목표치의 3719%를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마음산책 관계자는 “책을 ‘굿즈’로 생각하는 독자가 늘면서 추억의 영화와 드라마를 각본집으로 소장하려는 독자가 늘고 있다”며 “‘달콤한 인생’ 각본집을 낼 당시에는 영화 속 명대사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를 활용한 열쇠고리 굿즈를 함께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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