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원육 축소 비판 후 기존 사양으로 복귀
고객 의견 무시한 리뉴얼 한 달 만에 철회
브랜드 신뢰 흔들리자 소스 방식까지 원래대로
11월 20일부터 전국 가맹점 적용 예정
교촌치킨 순살치킨.
교촌치킨이 리뉴얼 한 달여 만에 소비자 반발에 밀려 결국 순살 메뉴를 기존 사양으로 되돌린다. 품질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된 리뉴얼이 사실상 ‘양 줄이기’로 인식되며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23일 “지난 9월 리뉴얼 출시한 순살 메뉴 4종의 중량과 원육 구성을 종전대로 복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메뉴는 ▲간장순살 ▲레드순살 ▲반반순살(간장+레드) ▲반반순살(레드+허니) 등이다.
회사는 리뉴얼 당시 중량을 500g으로 줄이고, 국내산 닭다리살과 안심살 혼합 원육을 사용했으나 “기존보다 양이 줄었다”, “식감이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만 줄었다”는 비판이 이어지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교촌은 세 가지 메뉴(간장순살, 레드순살, 반반순살[간장+레드])를 기존 중량 700g과 100% 닭다리살로 되돌리고, 반반순살(레드+허니)은 종전 600g 기준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리뉴얼과 동시에 추가했던 순살 신메뉴 10종은 단종된다. 또한 소스 도포 방식도 새로 도입했던 ‘텀블링(기계 혼합)’ 방식을 포기하고, 기존의 ‘붓질 도포’로 돌려놓는다.
교촌치킨은 “조리의 일관성을 높이고자 한 변경이었지만 소비자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회귀 조치는 단순한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존 메뉴의 ‘리뉴얼’이 소비자 의견을 배제한 일방적 결정이었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반응을 사전에 검증하지 않은 채 브랜드 이미지를 소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순살 시장의 주도 브랜드로 꼽히는 교촌이 소비자 중심 경영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사안은 브랜드 신뢰에 적지 않은 타격을 남겼다는 평가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11월 20일부터 복원 조치를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만족도 높은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태는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의 ‘소통 부재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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