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전체가 깨질 듯 아플 땐 즉시 병원으로 가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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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의 종류와 대응법
편두통, 뒷목-뒷머리 아픈 증상
원인 질환 없는 1차 두통에 해당… 벼락치듯 갑자기 머리 아프거나
언어장애-고열-구역질 동반하면, 뇌출혈 등 치명적 질환 탓일수도

의사들은 두통이 생기는 부위를 유심히 살펴보면 어떤 두통인지 추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약 갑자기 머리 전체가 깨지는 것 같은 두통이 생긴다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의사들은 두통이 생기는 부위를 유심히 살펴보면 어떤 두통인지 추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약 갑자기 머리 전체가 깨지는 것 같은 두통이 생긴다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두통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질병이다. 증세도 다양하다. 머리가 조이는 것처럼 아프거나 바위를 올려놓은 것처럼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생리 기간에만 나타나는 두통, 매일 반복되는 두통 등 증상도 다양하다.

사실 두통 대부분은 다른 특별한 원인이나 뇌의 구조적 문제 없이 발생하는 ‘1차 두통’이다. 대표적인 1차 두통으로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 등이 있다. 반면 ‘2차 두통’은 두통의 원인이 따로 있는 경우다. 전체 두통의 약 3%를 차지하는데 외상이나 뇌질환 등에서 기인해 심각한 경우도 있다. 안면부 질환, 내과 질환, 약물, 음주 탓에 생기기도 한다. 23일 ‘두통의 날’을 맞아 두통에 대해 살펴봤다.

● ‘관자놀이’ 아프면 편두통 의심
뚜렷한 원인이 없는 1차 두통 중 가장 대표적인 게 편두통이다. 편두통은 일회성으로 발생하는 두통이 아닌 반복되는 만성 두통이다. 김병건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머리 한쪽에서 통증이 시작하는 경우가 흔해 편두통으로 불리지만 양쪽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뇌영상검사 등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증상을 보고 진단한다”고 말했다.

편두통의 경우 환자들은 주로 관자놀이 부위가 뛰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뚜렷한 원인이 없더라도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통증이 계속 반복되면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편두통 치료를 위한 다양한 약물도 개발됐다.

관자놀이가 아플 경우 편두통이 아니라 측두동맥염일 가능성도 있다. 측두동맥염은 젊은층보다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동맥 염증성 질환이다. 관자놀이 근처를 지나가는 측두동맥에 발생하기 때문에 한쪽 관자놀이 부근이 아픈 게 특징이다. 염증과 혈전이 발생하면 동맥이 지나가는 관자놀이 부위가 딱딱해지고 만지면 통증이 느껴진다. 측두동맥염을 방치하면 눈으로 가는 혈관까지 염증이 번지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될 경우 늦지 않게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 뒷목-뒷머리 아프면 긴장형 두통
뒷목이나 뒷머리가 아픈 건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여러 두통 질환이 머리 뒤편 통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게 긴장형 두통이다. 긴장형 두통도 편두통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원인이 없는 1차 두통에 포함되기 때문에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통증이 반복되면 잘 낫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또 목(경추) 상태가 안 좋으면 뒷머리 부위에 두통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경부인성두통이라고 한다. 경부인성두통을 완화하려면 목(경추)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뒷머리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다면 후두신경통일 가능성이 있다. 후두신경통은 목 뒤쪽 신경이 눌리거나 염증이 발생해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간혹 눈 부위까지 통증이 내려와 눈과 뒷머리가 함께 아프기도 한다. 긴장형 두통, 경부인성두통, 후두신경통은 모두 목 및 주변 근육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세와 스트레스 등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자세를 교정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했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드물게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 머리 전체가 깨지는 것 같으면 즉시 진료
머리 전체가 갑자기 아픈 2차 두통의 경우에는 혈관이 찢어지거나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어느 부위가 아픈지보다는 언제, 어떻게 아팠는지가 중요하다. 갑자기 없었던 매우 강한 두통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차 두통은 건강의 적신호로 간주해야 한다. 2차 두통 증상은 △‘벼락 치듯’ 갑자기 극심하게 나타난 두통 △갑작스러운 한쪽 팔 또는 다리 마비 △언어 장애 △고열과 구역질, 구토 △심한 어지럼증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나 시야 장애 또는 시각 상실 등이다. 수면 중 머리가 너무 아파서 깨거나, 최근 사고나 외상 등으로 머리나 목 부위를 다친 후 두통이 나타난 경우, 또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도 2차두통을 의심할 수 있다. 2차 두통이라고 판단되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두통의 종류#편두통#긴장형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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