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파친코’로 제2의 ‘미나리’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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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3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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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미나리’ 스틸컷
윤여정/‘미나리’ 스틸컷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배우 윤여정은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가 영화 ‘미나리’로 받은 여우조연상은 ‘한국 배우’가 최초로 받은 아카데미 상이었다. 바로 전년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아 한국 영화 최초 수상에 성공했지만, 배우들의 수상은 실패로 돌아가 아쉬움을 준 바 있다.

200만달러(약 24억원)가 들어간 미국의 저예산 독립영화였던 ‘미나리’는 감독의 담백하면서도 감동적인 연출력, 윤여정을 비롯해 스티븐 연, 한예리 등 명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아 개봉 이듬해 ‘오스카 레이스’의 주요 작품 중 하나로 등극했다. 화려한 수상 행렬이 ‘미나리’의 힘을 보여준다. 2020년 선대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 후 2021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부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조연상을 비롯, 전세계 시상식 및 영화제에서 90개 이상의 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무엇보다 윤여정의 기여가 큰 작품이었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의 진정성에 감동한 윤여정이 출연을 결정했고, 명배우의 이 같은 선택이 영화에 남다른 무게감을 더했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 후 진행한 인터뷰 등에서 윤여정은 적은 돈을 받고도 영화를 찍기로 결심했으며, 자비까지 보태 비행기 티켓을 샀다는 후문으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윤여정이 ‘미나리’ 이후 택한 또 다른 글로벌 프로젝트는 OTT인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렸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윤여정은 ‘파친코’에서 모든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여성 선자의 노년을 연기했다. 선자의 젊은 시절은 우리나라 신인 배우 김민하가 맡았다.

윤여정/애플TV+ 제공
윤여정/애플TV+ 제공
‘파친코’에서도 윤여정은 젊은 배우들의 틈바구니에서 남다른 카리스마와 무게감으로 중심을 잡는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선자’라는 캐릭터로 대변되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한 시대의 인간상을 연기했다. 일제시대를 겪고, 또 차별과 가난을 뚫고 가족을 지켜온 한국인의 삶과 성취, 한의 정서가 노배우 윤여정의 얼굴과 눈빛을 통해 표현된다.

지난달 25일부터 애플TV플러스에서 공개된 ‘파친코’는 공개 직후부터 국내외를 막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외신의 반응은 뜨겁다. 타임 매거진은 “소설의 정신과 흐름을 아름답게 실어나른다”고 호평했고, 엠파이어 매거진은 “인생의 변화무쌍하고 풍성한 면이 ‘파친코’ 안에 있으며 그것은 매우 아름답다,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TV 쇼임을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밝혔다. 또한 LA 타임스는 “‘파친코’는 멜로 드라마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했고, 뉴욕 매거진은 “나는 ‘파친코’를 영원히 보고 싶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이 작품은 공개 일주일이 지난 현재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8%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 콘텐츠와 배우들에 대한 세계 최대 시장 ‘미국’의 벽이 무너진 상황에서 한국 과 일본의 배우 및 제자진과 미국 회사가 만든 ‘파친코’는 ‘세계적 성공’의 주요 척도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이자 한국 제작사가 제작하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올해 미국 시상식 시즌에서 여러 상을 품에 안았다. ‘오징어 게임’의 주연 배우 이정재는 미국에서 열린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오징어 게임’은 같은 시상식에서 외국어 드라마상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도 이정재와 정호연은 각각 TV 드라마 시리즈 남녀우주연상을 거머 쥐었다.

‘파친코’를 향한 열광이 계속될 경우, 올해 ‘오징어 게임’이 그랬던 것처럼 ‘파친코’에 출연한 한국 배우들도 미국 시상식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배우는 ‘오스카 위너’(아카데미상 수상자)인 윤여정이 전망이다. 윤여정이 글로벌 프로젝트 ‘파친코’를 통해 도 ‘미나리’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 중 하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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