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매개로한 첫사랑 기억이야기
26년전 대표작의 주요장치 이어가

이와이 슌지(岩井俊二·58) 감독은 1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신작 ‘라스트 레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4일 개봉하는 ‘라스트 레터’는 국내에서 일본 영화 최초로 14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러브레터’(1995년)가 그랬듯 편지를 매개로 첫사랑의 기억을 그렸다.
두 아이의 엄마인 사서 유리(마쓰 다카코)는 고교 시절 첫사랑인 소설가 교시로(후쿠야마 마사하루)를 우연한 계기로 만나 편지를 주고받는다. 유리의 휴대전화가 망가져 교시로에게 연락할 방법이 편지뿐이었기 때문이다. 교시로의 첫사랑은 유리의 언니 미사키(히로세 스즈)로, 한 달 전 숨졌다.
영화의 색채는 대조적이다. 한여름이 배경인 라스트 레터는 쨍한 햇빛이 모든 걸 드러나게 하듯, 때로 비루하고 종종 모양 빠지는 생활인으로서 중년의 삶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첫사랑에 설레고 가슴 졸이던 과거만이 풋풋하고 맑다. 러브레터는 세상을 온통 하얗게 뒤덮어 몽환적으로 만드는 눈처럼,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도 투명하고 예뻤다. 설원에서 “오겐키데스카(잘 지내고 있나요)”를 하염없이 외치던 나카야마 미호가 발산한 절절함과 청순함을 라스트 레터에서 느끼기는 어렵다. 마음을 뒤흔들었던 러브레터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지닌 음악의 힘은 라스트 레터에서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영화에서 교시로가 미사키를 그리며 쓴 장편소설 ‘미사키’는 이와이 감독이 직접 썼다. 그는 “언젠가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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