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재난 CG의 진일보 vs 예측 가능한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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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9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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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두산’ 스틸 © 뉴스1
영화 ‘백두산’ 스틸 © 뉴스1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은 전역을 앞두고 아내 최지영(배수지 분)의 출산을 기다리며 아빠가 될 행복한 꿈에 젖어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하고, 거대한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된다.

재난은 끝이 아니었다.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백두산의 거대한 추가 폭발이 예측되고,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 분)는 청와대 민정수석 전유경(전혜진 분)의 요청으로 자신이 연구해온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한다.

그 작전에 조인창이 투입된다. 조인창은 백두산 마그마방의 마그마가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어 압력을 낮춰야 하는 작전을 성공시켜야 한다. 작전의 성공을 위해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이병헌 분)과 접선,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을 비롯해 전혜진 배수지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올 겨울 가장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다.

‘백두산’에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진일보한 CG다. ‘백두산’의 생생하고 체험적 비주얼이 돋보이는 CG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기술력을 인정 받은 덱스터 스튜디오가 맡았다. 영화 초반 백두산이 1차 폭발하고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 강남역이 붕괴되는 장면은 완성도 높은 리얼한 CG로 구현돼 거대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5분 남짓한 강남역 시퀀스를 위해 제작진이 강남역 로케이션 촬영과 세트 촬영을 10회 걸쳐 진행한 끝에 현장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었다. 백두산 2차 폭발신으로, 한강 해일이 서울 한복판을 덮는 장면과 백두산 3차 폭발신인 북한 현수교 붕괴신 등도 인상적인 장면들이다.
영화 ‘백두산’ 스틸 © 뉴스1
영화 ‘백두산’ 스틸 © 뉴스1

재난 블록버스터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 볼거리는 인상적이지만, 예측 가능한 전형적 스토리를 벗어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조인창부터 최지영까지, 재난 블록버스터 속 기능적인 캐릭터들이 다수 나온다. 이들의 기능은 처음부터 명확하게 드러나 앞으로 보여줄 행동을 예상하는 게 가능하다. 영화의 재미를 키우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병헌과 하정우도 처음 만났지만 특별히 새로운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 두 캐릭터 모두 전형적인데다, 예상 가능한 ‘티키타카’를 늘어놓는다. 다만, 이들 캐릭터가 보여주는 몇몇 유머 신들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게 이어지는 재난 상황들 속에서 숨 쉴 곳을 만들어냈다.

‘백두산’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재난 상황 속, 이를 컨트롤 하는 갈등 속의 정부와 북한의 핵무기를 둘러싼 미국의 간섭, 그리고 리준평의 알 수 없는 이중작전을 함께 묘사하며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관객이 몰입하기까지 긴 예열의 시간이 필요하다. 약 1시간 가량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야기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점은 영화 초반의 극적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초반에 많은 이야기를 나열하면서 반복적 재난 상황과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고, 끝내 신파로 달려가는 전형적인 전개 방식이 기존 클리셰에 익숙해진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배수지의 녹아들지 못한 연기도 다소 아쉽다. 배수지는 이번 작품에서 출산을 앞둔 엄마이자 한 아내로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하는 인물의 고군분투를 연기했다. 극적인 감정 연기로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신도 보여줬다. 하지만 튀는 연기는 몰입을 방해했고, 남편 역할인 하정우와 케미스트리도 어색했다.

반면 마동석 전혜진의 호흡은 인상적이었다. 마동석은 그간 액션 장르에서 보여줬던 연기가 아닌, 지질학 교수로서 인텔리한 매력을 보여주는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전혜진 역시도 냉철한 카리스마와 능동적인 캐릭터로 ‘백두산’에서 임팩트 있는 여성 캐릭터를 남겼다. 19일 개봉.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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