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X’ 투표 조작 의혹 후폭풍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25일 06시 57분


엠넷 ‘프로듀스X101’. 사진제공|엠넷
엠넷 ‘프로듀스X101’. 사진제공|엠넷
일부 팬들 진상 규명·고소 단체행동
하태경 의원 “취업 사기” 조사 촉구
프듀 측 “투표 집계·전달 과정 오류”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프로그램의 일부 팬들이 의혹 규명을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섰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프로듀스X101’는 시청자 투표 등을 통해 100여 명의 출연자 가운데 상위 10%인 11명을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의 멤버로 최종 발탁하기까지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19일 막을 내렸지만 논란은 직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핵심은 이들 11명을 포함해 20위까지 일정한 배수로 득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 공개된 투표 결과에 따르면 1위 김요한(33만4011표)과 2위 김우석(30만4033표)의 득표 차이는 2만9978표. 이 같은 표차는 3위 한승우와 4위 송형준, 6위 손동표와 7위 이한결, 또 7위와 8위, 10위와 11위 사이에서도 정확히 같았다. 또 1위부터 10위까지 표 차이를 분석하면 7494와 7495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나타난다. 예컨대 1위 김요한의 득표수는 7494의 178배, 2위 김우석은 130배라고 팬들은 주장한다. 20위(7494의 38배)까지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팬들은 이를 근거로 “제작진이 사전에 이미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 순위를 결정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유료 투표 진상규명위원회’까지 만들어 제작진을 사기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형사고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정연덕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문자 투표로 100원씩 받았기 때문에 통신사 데이터를 받아 보면 투표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투표 조작을 했다면 유료 문자였기 때문에 방송사가 이익을 취득했다고 볼 수 있어 사기죄나 컴퓨터 사용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도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하 의원은 “투표 조작으로 실제 순위까지 바뀐 것인지는 실제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특정 숫자의 배수다. 주변 수학자들에게 물어보니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은 명백한 취업 사기이자 채용 비리이다.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프로듀스X101’ 측은 “사전 온라인 득표수에 생방송 문자 득표수를 합산한 개별 최종 득표수를 공개했다.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개별 최종 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면서 “순위 검증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를 환산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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