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캐릭터 합작 열풍①] ‘열혈사제’·‘자백’·‘킬잇’, 어색한 ‘공조’…묘하게 통쾌하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16일 06시 57분


SBS ‘열혈사제’ 검사와 신부 신선
tvN ‘자백’ 변호사와 형사의 시너지
OCN ‘킬잇’ 수의사와 형사가 협업


신부와 검사, 변호사와 형사, 킬러와 형사. 섞이지 않을 것 같지만 끝내 공조를 이루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묘한 합작’이 눈길을 모은다. SBS ‘열혈사제’, tvN ‘자백’, OCN ‘킬잇’은 특별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직업의 주인공을 여러 사건으로 절묘하게 연결시켜 신선함과 반전을 모두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19%(닐슨코리아) 시청률을 돌파한 ‘열혈사제’는 주인공인 신부와 검사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연기자 김남길과 이하늬는 사제복을 입고 주먹을 내지르는 신부와 정의보다는 출세에 욕심을 내는 검사로 열연 중이다.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두 사람은 화끈한 액션과 코믹한 말발로 드라마에 웃음을 채워 넣는다.

‘자백’의 주인공 이준호와 유재명의 관계도 비슷하다. 아버지가 저지른 살인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변호사 이준호와 과실 수사의 오명을 벗으려는 경찰관 유재명은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한 편이 된다. 처음엔 판이한 성격과 수사 스타일로 호흡에 난항을 겪지만, 차차 ‘파트너’로서 서로에게 녹아든다.

‘킬잇’은 사랑으로 엮인 킬러와 형사의 공조가 돋보인다. 연기자 장기용은 극중 수의사로 신분을 위장한 킬러를, 나나는 엘리트 형사로 분했다. 장기용은 마피아와 대치하다 위기에 빠진 나나를 구하는 등 ‘키다리 아저씨’ 같은 사랑을 이어나간다.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가는 장기용과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나나의 목표가 하나로 겹쳐지는 과정은 두 사람의 운명 같은 공조를 예고한다.

세 드라마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만 같은 두 직업의 캐릭터가 한 사건으로 얽혀 함께 힘을 합치는 과정을 담는다. 이는 KBS 2TV ‘닥터 프리즈너’나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처럼 ‘원톱’ 주인공이 극을 이끄는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시청자들은 불협화음을 내던 주인공들이 서서히 톱니바퀴처럼 맞춰가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호평한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뜻밖의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열혈사제’에서 몸으로 부딪치는 김남길을 위해 법을 이용해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하늬가 대표적인 경우로 꼽힌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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