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사제’·‘조장풍’ 한방의 비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15일 06시 57분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사진|삼화네트웍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사진|삼화네트웍스
어렵지 않은 스토리·코믹 액션
부조리 응징 통쾌한 대리만족


“통쾌한 한 방!”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를 필두로 KBS 2TV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조장풍) 등이 통쾌한 매력으로 시선몰이 중이다. 시청자는 단순하지만 과감한 전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열혈사제’ ‘국민 여러분!’ ‘조장풍’의 주인공은 사제, 사기꾼, 특별근로감독관으로 저마다 배경도, 직업도 다르다. 하지만 이들이 각종 부정부패를 일삼는 기득권층에 반격을 날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똑 닮아 있다.

‘열혈사제’의 김남길은 정치권과 조직폭력배가 손잡은 카르텔에 칼을 겨눈다. 어쩌다 국회의원에 출마한 ‘국민 여러분!’의 최시원은 사기꾼다운 말발로 정치인들에 일침을 날린다. ‘조장풍’의 김동욱은 “아빠가 창피해”라는 딸의 한 마디에 무사안일주의를 버리고 옛 제자가 당한 부당해고 사건에 뛰어든다.

세 드라마는 거침없는 이야기 전개 속에 시원한 코믹과 액션을 채웠다. tvN ‘시그널’, SBS ‘피고인’ ‘귓속말’ 등 어려운 내용의 장르물이 대세를 이룬 이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통쾌함”에 꽂힌 연출 덕분이다. ‘열혈사제’ 이명우 PD는 “오락물 같은 드라마”를, ‘국민 여러분!’의 김정현 PD와 ‘조장풍’ 박원국 PD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만화 같은 히어로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청자도 반가워하고 있다. “사는 것도 힘든데 드라마도 어려워야 하느냐”며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다수 눈에 띈다. 시청률 성적도 대체로 좋다. ‘열혈사제’는 19.8%(5일, 이하 닐슨코리아), ‘국민 여러분!’은 8.4%(2일)를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조장풍’은 8일 4%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잇단 기득권층의 ‘갑질’과 일탈 사건에 염증을 느낀 대중의 심리가 투영된 결과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향한 대중의 분노가 큰 상황에서 답답함을 판타지로 깨주고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콘텐츠 완성도가 중요하다”며 “단순한 희화화는 또 다른 사회적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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