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다이어트·단발 도전…‘배드파파’ 매순간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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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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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엑터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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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연중무휴 목표 이뤘어요.”

배우 김재경은 올해 그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MBC에브리원 ‘룩 앳 미’에서 뷰티 MC로도 활약했고 OCN ‘라이프 온 마스’에 이어 최근 종영한 MBC ‘배드파파’까지, 두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배드파파’는 특히 김재경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나오는 배역을 할 수 있었다는 게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고백했을 만큼, 연기가 간절했던 김재경에게 찾아온 작품이자 기회이기도 했다.

“쟤가 레인보우 김재경이었어?”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김재경을 가장 뿌듯하게 했던 호평이었다. 김재경은 차박사(정인기 분)의 딸이자 광역수사대 형사 차지우 역을 위해 18년 만에 처음으로 단발머리에 도전했고 날렵한 액션신을 위해 다이어트도 해냈다. 애정과 열정을 쏟아 완성한 차지우는 앞으로 배우로서 나아갈 길에 동력이 돼줄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래서 김재경은 “매순간 행복했다”며 ‘배드파파’의 차지우로 살았던 순간을 기억했다.

- ‘배드파파’ 종영 소감은.

▶ 그동안 특별출연 위주의 촬영이 많았는데 ‘배드파파’를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나오는 배역을 할 수 있었다는 게 행복한 순간이었다. 하루하루 촬영장 가는 게 너무 행복했다. 다양한 선배님들과 호흡할 수 있었던 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 ‘배드파파’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 내가 작품을 선택을 했다기 보다 지금은 선택을 당하는 입장이다. 오디션을 봤을 때 캐릭터 자체가 이전에 도전해온 캐릭터와 달랐다. 꼭 따내고 싶었던 배역이었다. 그동안 톱스타 배역, 혹은 아이돌 출신의 캐릭터를 주로 해왔다. 그래서 이번 캐릭터는 따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그래서 배역을 주셨을 때 너무 감사했다. ‘배드파파’라는 커다란 배에 한 명의 선원으로 탑승하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 차지우 캐릭터와 액션신을 위해 탄수화물을 끊고 다이어트에 도전했는데.

▶ 장혁 선배님이 했던 액션에 비하면 작은 액션신이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액션이라서 어렵기도 했지만 모니터 보면서 아쉬운 게 많더라. 주먹 한번 휘두르고 발길질 하는 한 장면을 찍고 온몸에 근육통이 왔다. (웃음) 그렇게 하고 보니까 장혁 선배님이 너무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존경스러웠다. 나도 나중에 저런 긴 액션신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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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지우 역에 김재경이 캐스팅된 이유는 뭘까.

▶ 내 추측인데 김재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항상 화려하게 꾸미고 있고 풀메이크업, 풀세팅을 한 모습을 주로 보여드렸다. ‘배드파파’ 오디션장에 낡은 티셔츠를 입고 낡은 운동화를 신고 갔다. 낡은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매니저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수다를 떨고 있는데 한 남자 분이 지나가시더라. 매니저이겠거니 했는데 그분이 감독님이셨다. 김재경이란 사람에 대해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는데 털털하고 보이시한 모습이었어서 ‘이런 색깔도 있네’라고 느끼지 않았을까 했다. 나로서는 차지우라는 인물이 오디션 보러 간 순간부터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차지우라는 인물을 시각화해서 활용하기 위한 자료를 모아뒀고 감독님께 내가 생각한 차지우는 이런 사람이라고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리고 차지우 캐릭터는 머리를 잘랐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걸 되게 좋게 봐주셨다. 감독님께서 ‘너가 갖고 있는 그 긍정적인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 머리를 18년 만에 처음 잘랐는데 아쉽지 않았나.

▶ 머리를 자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레인보우 활동 할 때도 회사에서 안 된다고 하고 회사를 옮기고서도 오디션을 볼 때 머리를 자르면 배역이 한정되니까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머리를 자를 수 있는 배역을 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 역할을 정말 너무 따내고 싶었다. 팬 분들도 처음 보는 모습이라 가끔 긴머리로 돌아와달라고 댓글을 남기곤 하는데 여자 팬 분들은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셨다.

- ‘배드파파’에 출연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댓글 반응이 있나.

▶ ‘김재경이었어?’ 하는 댓글이었다. 그래서 ‘내가 차지우로 보였구나’ 하고 기뻐했다. (웃음) 매 작품 임할 때마다 목표로 삼는 것 중 하나가 ‘김재경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였다. 그 작품 속 누군가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서 그 댓글의 ‘김재경이었어?’라는 반응이 기분이 좋았다.

- 아이돌 활동 당시 이미지를 깨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도 있었나.

▶ 그걸 깨보고 싶다기 보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여러 색깔이 있다. 여러가지 색을 한꺼번에 보여드릴 수 없지만 천천히 다양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그렇게 보여드리기 위해 항상 새로운 자극, 경험을 찾아다니는 것 같다.

- 차지우와 닮은점이 있다면.

▶ 비슷한 점이 많다. 차지우도 그렇고 나도 무언가 한가지를 할 때 홀릭이 돼서 한다. 20대 초반의 나와 지우는 일에 대해서 만큼은 완벽주의자이고, 일을 너무 사랑한다. 일을 위해서라면 거칠게 없는 아이라 그 시기의 나를 많이 떠올렸다. 그런 나였고 지우였기 때문에 형사로서 아버지를 구속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지우는 직업 의식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다 정의로운 선택을 하게 됐다. 실제의 나와도 그게 닮아 있다.

- 장혁과 호흡은 어땠나.

▶ 처음 장혁 선배님과 붙는 신을 촬영하기 전까진 선배님이 먼 존재로 느껴졌다. 워낙 대선배님이시고 단 한번도 마주쳤던 적도 없었다. 극 중 설정이 돈독한 파트너 관계라 무슨 얘길 해야 하나 싶었다. 이후 선배님과 토크 물꼬를 트게 되면서 지우의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도 굉장히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나는 차지우라는 사람만 연구해나갔는데 그분은 전체를 다 보고 연구하고 계셨더라. 그러다 보니 내가 놓친 부분들이 그분에게 많이 보였고 그것까지 하나하나 일러주시고 조언해주시더라.

- 아버지에게 수갑을 채우는 차지우의 감정 연기를 소화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나.

▶ 아버지에게 수갑을 채우고 미란다 원칙을 말할 때 펑펑 울 거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기 때문에 막막하고 두려움이 컸다. 이렇게 생각해보고 저렇게 생각해보고 고민을 정말 많이 하고 갔다. 그러다 현장에서 정인기 선배님과 촬영하다 보니까 연습했던 게 생각 안 나고 선배님에게 집중하게 되더라. 그게 선배님이 뿜어내셨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상황을 진짜 겪으며 촬영했던 거다. 그분이 어떤 호흡을 주면 그 호흡에 맞춰 가고 다르게 주면 그에 맞춰 호흡했다. 겁먹고 두려워했던 것을 선배님 덕분에 수월하게 잘 넘어갈 수 있었다. 이게 연기의 매력인 게 연기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과 함께 하는 작업이다 보니 상대의 에너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더라. 그 변수가 너무 재미있었다.

- 기억에 남는 장면은.

▶ 지우와 아버지는 좋은 부녀 관계였다. 서로 챙겨주기도 하고 연락도 자주 하는 관계였지만 그 이상의 진솔한 얘기가 없었다. 아버지가 여관방에 숨었을 때 지우가 그 여관방을 찾아간다. 처음으로 감정에 호소해서 아버지에게 말한다. 진실되게 말해달라고 한다. 아버지와 진솔하게 말하는 첫 순간이어서 그게 기억에 남는다.

- ‘배드파파’ 출연 전 김재경의 목표는.

▶ ‘배드파파’에 출연하기 전 목표 중 하나는 튀지 않고 조화롭게 흘러가자는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튀진 않았다. 많은 분들이 김재경이 보였다고 하진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그 목표를 이룬 것 같다. 다만 이번 촬영을 통해 느낀 것은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보다 세밀하게 표현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는 것이었다.

- ‘배드파파’ 시청률이 아쉽진 않았나.

▶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딱히 없었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 먹고 산지 오래 됐다. 시청률은 숫자에 불과하다 생각하고 드라마를 봤던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됐다고 생각했다. 우리 엄마는 되게 재밌게 봤다.(웃음)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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