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협상가 변신 위해, 다음 작품서 필요한 긴머리 싹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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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상’ 주연 손예진

손예진은 영화 ‘협상’에서 경찰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감독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단발머리로 잘랐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은 영화 ‘협상’에서 경찰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감독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단발머리로 잘랐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음 작품에서 긴 머리가 필요한데, 머리를 그냥 두려니 이미지가 도저히 떠오르질 않는 거예요. 그래서 과감히 잘랐어요. 머리는 다시 이어 붙이면 되니까요.”

올 상반기 멜로 영화와 드라마로 화제가 된 배우 손예진이 이번엔 범죄 전문 협상가로 변신했다. 19일 개봉한 영화 ‘협상’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 경위 하채윤을 연기한 손예진은 감독 요청이 없었는데도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갑자기 단발머리로 촬영장에 걸어오는 손예진에게 박수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협상’은 인질극을 벌이는 무기 거래상 민태구(현빈)와 하채윤의 긴박한 심리전을 다룬다. 손예진이 ‘협상’을 선택하게 만든 건 시나리오의 새로움이었다.

“영화의 시간이나 공간이 제한적임에도 이렇게나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시나리오는 처음이었어요. 능동적이면서 감정이 풍부한 캐릭터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영화는 민태구와 하채윤이 영상통화로 협상하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두 배우는 서로 만나지 않고 대부분 모니터로 대사를 주고받으며 연기했다. 상반신만 보이는 장면이 많아 자칫 지루할 수 있기에 더 풍부한 연기력을 필요로 했다.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데다 시종일관 앉아 있으니 몸짓이 적어 손발을 묶고 연기하는 느낌이었어요. 일부러 의자에서 살짝 일어나고, 주먹을 쥔다든가 하는 디테일이 중요했죠.”

이번 추석 연휴에는 2003년 영화 ‘클래식’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조승우(‘명당’) 조인성(‘안시성’)이 주연을 맡은 영화들이 맞붙었다. 손예진은 “공교롭게 최근 관객과의 대화로 ‘클래식’을 극장에서 다시 봤는데 100배의 감동이 있었다”며 “15년 전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 만난 세 사람이 ‘무럭무럭’ 자라 책임감 있는 배우로 성장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먼저 농담도 던지고, 재밌을 땐 배를 잡고 깔깔 웃는 그에게 ‘다른 두 배우는 고민이 많고 무거워 보였는데 비교적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흠칫 놀란 표정을 짓던 그는 한참 고민하더니 “여자들이 더 성숙한 것 아시죠?”라고 되물으며 또 한바탕 웃었다. 그러고는 “저도 한없이 고민에 빠지는 시기가 있지만 그런 고민은 늘 갖고 가야 하는 것 같다”며 “다른 두 분에게 제게 상담하러 오라고 전해 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느덧 충무로 대표 여성 배우가 된 손예진에게 꾸준한 흥행 비결을 묻자 ‘관객’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 선택의 기준은 늘 관객이에요. 사람들이 그 영화를 보고 싶고 재밌어할지가 가장 중요해요. 그런 점에서 ‘협상’은 올 추석 유일한 현대극에 여성이 주인공이죠. 2시간 동안 쫄깃한 긴장감, 몰입감을 느끼기엔 최적의 영화입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손예진#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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