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무송·노사연 부부 “연애 때처럼 여전히 설레요…다시 태어나도 또 반하겠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4월 30일 06시 57분


가수 이무송(왼쪽)·노사연 부부는 “결혼은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면서 절충해가는 과정”이라며 “투닥대며 사는 게 재밌다. 다시 태어나도 만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수 이무송(왼쪽)·노사연 부부는 “결혼은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면서 절충해가는 과정”이라며 “투닥대며 사는 게 재밌다. 다시 태어나도 만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동상이몽2’ 전우애 부부 이무송·노사연

이무송
부부 싸움? 함께 나가 걷다보면 풀려
아내와 투닥투닥하며 사는 게 즐거워
방귀도 안 터…남녀로서 지키는 부분

노사연
병 주고 약 주고…결국 따라가게 됐죠
관심 집중…혹시 남편 욕 먹을까 걱정
신혼 때부터 함께 자는 침대 ‘재산 1호’


월요일 밤마다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가수 노사연(61)·이무송(59) 부부.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여전한 부부애를 과시하고 있다. 1994년 결혼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성격 탓에 지금도 자주 의견충돌을 일으키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것을 때론 포기하면서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전우애로 뭉친 군대동기”라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린다.

27일 따스한 봄 햇살이 쏟아지는 서울 이촌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노사연·이무송 부부는 나란히 앉아 서로의 얼굴에서 눈에 떼지 못했다. 노사연은 이무송의 얼굴에 난 땀을 닦아주며, 케이크도 입에 넣어준다. 이무송은 자연스럽게 받아먹고 노사연의 손을 잡는다. 젊은 커플들 못지않게 서로의 손을 잡고 몸을 터치하는 스킨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무송은 “결혼한 지 30년 가까이 되면 부부가 알만한 것들은 다 알아 신비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애 때와 지금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그 사랑의 모양이 달라졌을 뿐 사랑이 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설렌다”고 했다.

이들 부부의 설렘은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조금씩 지켜주는 데서 만들어지고 있다. 서로 앞에서 방귀를 뀌지 않고, 옷을 갈아입을 땐 비켜주고 훌러덩 벗지도 않는다. “누군가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부이기 전에 남녀로서 서로를 지켜주고 남겨두는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신혼 때 구입한 퀸 사이즈 침대에서 지금도 함께 잔다. 각방을 쓰거나 한 방에 침대 2개를 놓고 생활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엔 어려웠던 시기를 잘 넘겼다. 슬하의 아들이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둘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서로에 대한 애틋함도 커졌다.

노사연은 “으르렁대고 싸우면 밉다가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남편이 옆에 없으면 휑하고 허전하다. 일 때문에 하루 이틀 정도는 떨어진 적은 있지만 그보다 긴 시간은 없었다. 같이 눈을 감고 뜨는 이 침대가 나에게는 재산목록 1호다”고 했다.

가수 이무송(오른쪽)·노사연 부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수 이무송(오른쪽)·노사연 부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변함없이 서로에게 애정을 보이고 살갑게 대하지만, 방송에서 소개됐듯 아웅다웅하는 일도 많다. 그런 모습에 “속이 시원하다” “우리 집 얘기 같다”는 주변 이야기를 자주 접하곤 한다. 이무송은 ‘아내에게 잘 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인 최수종·하희라를 이어 합류한 까닭에 방송 초반에는 “남자는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걱정도 꽤 컸다.

노사연은 “갑자기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니 어느 순간 무섭더라. 지금보다 더 잘 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괜찮은데, 남편이 욕을 먹는 건 싫어서 이전과 달리 주변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노사연은 자택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연예인으로서 공개된 삶을 살지만 “평생의 안전지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택만큼은 ‘자연인 노사연’의 공간으로 두고 있다. “집 공개는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했다.

노사연과 이무송은 다른 듯 많이 닮아있다. 노사연은 사랑을 표현해주길 바라는 스타일이고, 이무송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이무송이 노사연의 사랑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등 정반대로 바뀌기도 했지만 연애 당시에는 전혀 달랐다. 노사연은 미국생활을 오래 한 이무송이 할리우드 로맨틱 영화에 나오는 멜 깁슨 같은 자상한 성격일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만나보니 그는 “이조시대 정승 영감”이었다.

“나의 이상에서 현실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 남편이 ‘30년은 본인과의 싸움이었을 것’이라고 하더라. 하하!”(노사연)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절충하며 각자를 인정해가면서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식습관이 맞지 않다면 절대 불가능한 ‘모닝 고기파티’도 25년째 하고 있으며, 싸운 뒤에는 항상 이무송이 노사연의 손을 이끌고 외출한다.

이무송은 “일단 싸움이 벌어진 공간을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웃음) 나가서 쇼핑하고 영화보고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나라고 먼저 손을 건네고 싶겠나. 아내이고 아이 엄마이기에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노사연은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옛날에는 안 따라갔는데, 지금은 익숙해지니 따라가게 되더라”며 웃는다.

“아내와 투닥투닥하며 사는 게 즐겁다”는 이무송의 말에 노사연은 더 나아가 “싸우면서 사는 게 재밌다”며 웃는다. 덧붙여 “매일 부딪히다가도 남편이 없으면 편해야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싸워도 남편의 부재에 아쉬움을 느낀다. 앞으로 지금처럼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더욱 친해지고 싶다”고 했다.

가수 이무송(오른쪽)·노사연 부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수 이무송(오른쪽)·노사연 부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노사연과 이무송은 다시 태어나 지금의 인연이 된 당시 첫 만남의 순간에 놓인다면 “또 첫 눈에 반할 것 같다”고 말한다. 노사연은 “지금과 같은 성격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웃음) 당시 그 모습 그대로 이무송을 만난다면 사랑에 빠질 것 같다”고 했다. 이무송도 “노사연은 나와 달라서 매력적이었다. 다시 만나도 지금처럼 다른 부분을 극복하고 절충해가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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