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희 남 노래 ‘뒤늦은 후회’ 왜 불러 했다가…김정은 한마디에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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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3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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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이와 덕이 2집
사진=현이와 덕이 2집
가수 최진희가 평양 공연에서 부른 ‘뒤늦은 후회’가 엄청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이 곡은 우리에게는 기존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옛날 곡이라 생소할 수도 있다.

최진희는 지난 1일 북한 동평양 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봄이 온다’ 공연 무대에서 자신의 노래가 아닌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최진희는 공연을 마친 뒤인 2일 취재진에 ‘뒤늦은 후회’를 전날 공연에서 부르게 된 비화를 소개했다.

최진희는 “준비단 측에서 요구하는데 그 노래가 뭔지도 모르고 왜 내 노래도 아닌 걸 불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김정은) 위원장께서 악수하면서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 부탁한 이유를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남측 예술단의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은 같은 날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뒤늦은 후회’를 북측에서 따로 요청했나. 콕 집어서 (요청)했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저는 몰랐다”며 그 곡이 최진희 선배의 특화된 창법이랑 너무 맞는 곡이다. ‘세미 트로트’라고 해야 하나. 여기서 너무 좋아하는 노래”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 노래 나올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남측 곡 중에서 인기가 너무 많은 곡이라고 한다. 아주 옛날 곡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니까 다른 가수들보다 최진희 선배가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했다)”고 전했다.

‘뒤늦은 후회’는 남매 듀엣가수 현이와 덕이가 2집 정규 음반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1985)’의 B면 2번 트랙으로 발표한 곡이다. ‘현이와 덕이’는 1970년대 중반 친남매 장현(남)·장덕(여)이 결성한 듀엣. ‘뒤늦은 후회’의 작사는 오빠인 장현이, 작곡은 동생인 장덕이 맡았다.

“계절은 소리없이 가고요 / 사랑도 떠나 갔어요 / 외로운 나에겐 아무것도 남은게 없고요 /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 생각하지 않겠어요 /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 잘못이 있으니까요” 등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인다.

특히 장덕은 10대 시절부터 작사·작곡에 빼어난 능력을 선보였다고 한다. 진미령이 불러 히트한 ‘소녀와 가로등’ 역시 장덕이 중학생 때 작곡한 노래로 알려졌다.

‘현이와 덕이’는 결성 이후 1980년대까지 ‘순진한 아이’ ‘꼬마인형’ ‘일기장’ ‘작은 소녀의 이야기’ ‘나 너 좋아해 너 나 좋아해’ ‘이젠 안녕’ ‘뒤늦은 후회’ 등 히트곡을 남겼다. 장덕은 솔로 가수로도 활동, ‘님 떠난후’ ‘날 찾지 말아요’ 등 곡도 발표했다.

하지만 장덕은 29세 때인 1990년 2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설암에 걸린 오빠 장현을 간호하던 장덕은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고 수면제를 복용한 뒤 세상을 떠났다. 장덕이 사망한 지 반년 후인 지난 같은 해 8월 장현도 설암으로 끝내 숨졌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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