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 “‘미투’ 이후 부산 노모 집서 거의 막걸리만 마셔 …A와는 썸타다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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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30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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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사진=동아닷컴 DB
오달수. 사진=동아닷컴 DB
'미투' 폭로 이후 잠적했던 배우 오달수가 한 달 만에 입을 열었다.

지난달 배우 A 씨는 1990년대에 오달수에게 여관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배우 엄지영은 2003년 오달수에게 모텔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오달수는 공식입장을 통해 A 씨에 대해선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 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라고 했다.

엄지영에 대해선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며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그러나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 부디 마음 풀어주시고 건강하시라"고 사과했다.

이후 오달수는 잠적했다. 그는 노모가 살고 있는 부산 영도의 한 아파트에 한 달간 있었다. 3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밥이 넘어가지 않아 거의 막걸리만 마셨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느낀다"라고 밝혔다.

잠적한 이유에 대해선 "주변 지인들이 '골든타임'을 놓쳤다, 왜 침묵을 하느냐라고 질책을 많이 주셨다. 이해한다. 갑자기 '미투' 대상이 되니 난해했다. 말 한마디라도 섣부르게 보도될까 두려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 나이가 50세다. 두가지 일 모두 20년 전 일이다. 분명하고 명확한 입장 발표를 위해서는 어렴풋이 기억나는 수준이어서는 안 됐다. 머릿속 기억을 숟가락으로 '긁어내듯' 시간을 보낸 게 '침묵'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A 씨에게 사과를 하면서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근거에 대해선 "남녀가 성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그에 대한 의사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크기가 클수록 '성폭행'에 해당하게 되겠고. 만약 저와 관계를 맺은 상대 여성이 그 기억을 '고통'으로 인식한다면, 거두절미하고 일단 사과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여전히 스스로 '내가 성폭행을 했다'고는 인정할 수는 없다. 이런 내용이 있었다. 소리를 질렀는데 오달수가 눈 깜짝도 안 하고, 차분한 표정을 지었다는 부분. 물론, 여성분의 입장에서 당시 관계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제 얼굴이 추악하게 기억에 남았을 수 있겠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라면 저는 사이코패스 또는 연쇄살인마 아니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인 감정이라고 말한 이유에 대해선 "93년 5월 '쓰레기들' 공연을 했다. 제가 연출이었다. A 씨는 이 연극의 연출부 보직을 맡아 저와 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표현이지만, 저는 이 과정에서 A 씨와 소위 '썸'을 타는 정도의 관계였다고 기억하며, 젊은 남녀가 관계를 맺게된 것이라고 기억한다"라고 설명했다.


엄지영에 대해선 "저는 2001년 이혼한 상황이었고, 2003년 당시 저는 35세, 엄지영 씨도 약 30세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엄지영 씨가 방송에 출연하신 날, 저는 이미 성숙한 두 남녀 간에 모텔에서 벌어진 일들이 제가 아는 단어, '성추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을 가졌다.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따져 묻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반박하고픈 마음도 들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는 그분이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는 모습을 떠올렸고, 지난 기억에 대한 깊은 사죄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오달수는 '미투' 이후 출연이 취소된 작품들에 대해 "이번 일로 저 하나가 무너지는 것은 괜찮습니다만, (출연이 예정돼 있던,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의) 죄 없는 스태프들, 제작사, 투자·배급사, 또한 다른 배우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은 너무나 죄송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다. 특히 제가 아는 제작사 분들은 그저 영화 한편 잘 만들어보겠다고 '모든 걸' 쏟아 넣는 분들인데, 제가 민폐를 끼쳐 자칫 길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선량한 그들에게까지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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