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서 거의 자폐…영혼 다쳤다”…김기덕 ‘나쁜 남자’ 출연 여배우 ‘재조명’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3월 6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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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쁜 남자‘ 스틸컷
영화 ‘나쁜 남자‘ 스틸컷
영화 ‘나쁜 남자’ 포스터
영화 ‘나쁜 남자’ 포스터
영화감독 김기덕과 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조재현에 대한 충격적인 '미투'(#MeToo·나도 성폭력 당했다) 폭로가 지상파 방송을 통해 6일 밤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 출연했던 여배우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김기덕의 영화 '나쁜 남자'에 출연했던 서원은 지난 2002년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나쁜 남자 이야기를 하면 촬영 때 일이 떠올라 표정까지 이상하게 일그러지고 어두워진다"라고 털어놨다.

또 "선화로 있어야 하는 제 모습이 끔찍했다"라며 "촬영장에서 거의 자폐였다. 말도 안 하고 촬영 없을 때도 거울을 들여다보면 제가 정신이 나가 있는 것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서원은 '나쁜 남자' 시나리오를 받은 후 "원래 감정의 기복이 심한데, 시나리오 보고 나서 계속 울었다. 그냥, 이유 없이 눈물이 나더라. 슬프다, 가 아니라 아무도 없는 곳에 홀로 버려진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시나리오 들여다보기가 힘들었다. 감독님 영화를 좋아했다. 관객으로 보는 건 좋은데 연기를 하는 건 좀..."이라고 말했다.

서원은 '나쁜 남자'로 인해 "영혼을 다쳤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영화 촬영 이후 '선화'를 떠나보내기 위해 친구들을 만나고 콘서트, 뮤지컬을 보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고 한다. 더이상 선화로 살지 않기로. 하지만 '나쁜 남자'가 개봉하면서 다시 서원은 악몽에 빠졌다. 그리고 1992년 MBC 드라마 '사춘기'로 데뷔한 서원은 2002년 개봉한 '나쁜 남자'를 마지막으로 배우 생활을 접었다.

'나쁜 남자'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선화'(서원 분)가 사창가 깡패 '한기'(조재현 분)의 눈에 띄어 그의 계략에 의해 창녀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선화가 몸을 파는 방에 이면 거울을 설치해 매일 그녀를 훔쳐보는 장면은 많은 관객에게 충격을 줬다.

하지만 조재현은 이 장면에 대해 2012년 MBC '라디오스타'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 '나쁜남자' 촬영 당시 거울로 여자가 잔인한 일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장면이 있었다. 너무 잔인한 장면이라 김기덕 감독이 멈추려고 했다. 하지만 영화에 정말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고 김기덕 감독에게 조금 더 하자고 계속 졸랐다. 덕분에 더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라고 했다.

MBC 'PD수첩'은 6일 밤 11시10분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김기덕, 조재현과 관련된 영화계 이야기를 전한다. 'PD수첩'은 이날 김기덕과 조재현과 관련된 미투 폭로를 보도할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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