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의 티켓파워, 다시 ‘불타오르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18일 06시 57분


배우 설경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설경구. 사진제공|W픽쳐스
배우 설경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설경구. 사진제공|W픽쳐스
알츠하이머 걸린 쇠약한 살인자 연기
관객들 “오랜만에 설경구 진가 확인”


배우 설경구의 티켓파워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도전을 거듭하면서도 부진을 겪었던 아쉬움을 말끔히 털어내는 분위기다. 설경구 주연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제작 W픽처스)이 17일 8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해 누적관객 200만명을 넘어섰다. 제작비를 회수하는 손익분기점(220만) 돌파 역시 무난할 전망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의 인기 견인차는 단연 설경구로 꼽힌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현실과 망상을 오가는 쇠약한 살인자를 연기한 그는 차츰 기억을 잃어가는 혼돈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오랜만에 설경구의 진가를 다시 확인했다’는 감상평도 자주 눈에 띈다.

시나리오 각색 과정에서부터 설경구를 떠올렸다는 연출자 원신연 감독은 “한국배우들이 가진 분위기와 행보, 그들의 육체까지 전부 고려했을 때 오직 한 사람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처음부터 설경구에 가진 확신이 흥행으로 이어진 셈이다.

설경구는 5월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관객 신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감각적인 범죄·액션극이자, 두 남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완성한 그는 특히 20∼30대 여성 관객의 지지를 얻으며 그 발판을 마련했다.

설경구의 진가는 ‘불한당’이 겪은 논란을 거치면서 더욱 도드라졌다. ‘불한당’의 연출자 변성현 감독이 SNS에 쓴 몇몇 글이 논란에 휘말리면서 관객수가 급감했지만 오히려 한쪽에서는 영화와 설경구를 응원하는 마니아 팬들이 결속했다. 그렇게 형성된 마니아들은 ‘불한당원’이라 자칭하며 단체관람을 이어갔고, 설경구를 응원했다.

덕분에 설경구는 지난 몇 년의 부진도 말끔히 해소되는 분위기다. ‘서부전선’ 등 대작의 주연으로 나서면서도 잇단 부진을 겪은 그는 올해 연이은 성과로 아쉬움을 털어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그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과 작품에도 시선이 쏠린다.

설경구는 최근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촬영했다. 명문 국제중학교의 학생이 호수에 빠져 의식을 잃은 사건을 두고 학교로 소집된 학부모들이 벌이는 이야기다. 동시에 설경구는 11월께 또 다른 영화 ‘우상’ 촬영에 돌입한다. 이들 영화는 내년 차례로 개봉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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