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일·주말드라마 시청자 공략법…아침엔 막장 유혹, 주말엔 가족애로 감동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15일 06시 57분


‘청담동 스캔들’ ‘이름없는 여자’ ‘아버지가 이상해’(왼쪽부터 시계방향) 등 일일아침드라마와 일일저녁드라마, 주말드라마는 일정 수준의 시청률이 확보되는 드라마로 통한다. 사진제공|SBS·KBS
‘청담동 스캔들’ ‘이름없는 여자’ ‘아버지가 이상해’(왼쪽부터 시계방향) 등 일일아침드라마와 일일저녁드라마, 주말드라마는 일정 수준의 시청률이 확보되는 드라마로 통한다. 사진제공|SBS·KBS
■ 아침엔 막장 유혹, 주말엔 가족애로 감동

아침엔 불륜·납치 등 자극적 소재 경연장
일일극도 막장 요소…때론 모성애로 어필
주말엔 용서·화해 등 가족 스토리로 승부


주중 미니시리즈는 시청률의 부침이 심하다. ‘태양의 후예’와 같은 대박 드라마가 탄생하지만, 톱스타와 스타작가가 참여하고 수백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어도 초라한 시청률에 고개를 숙이는 일도

많다. 반면 일일아침드라마와 일일저녁드라마, 주말드라마는 출연자나 스토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콘크리트 시청률’을 보이는 아침, 일일, 주말 등 3대 유형의 드라마 세계를 들여다본다.

일주일 동안 방송사들은 주중드라마(월화·수목), 금토드라마, 아침드라마,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등을 내보낸다. 방송 요일과 시간에 따라 주요 시청자 층이 다르기 때문에 드라마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일일아침드라마(아침드라마), 일일저녁드라마(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는 예나 지금이나 고유의 분위기는 그대로다. 매 작품마다 연기자들은 달라지지만 주제는 큰 변화가 없어 고정된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이들의 각기 다른 방법으로 시청자를 공략한다.

● 아침드라마, 막장요소 총집합…귀로도 듣는 드라마

아침드라마는 누가 더 자극적이냐를 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불륜, 출생의 비밀, 유전자 조작, 납치, 살인 등이 난무한다. 2014년 SBS의 ‘효자드라마’로 불린 ‘청담동 스캔들’에는 모든 ‘막장’ 요소를 쏟아 넣었다.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시어머니가 임신을 막기 위해 피임약을 몰래 먹이고, 아들을 협박하는 여자를 정신병원에 보낼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임신을 할 수 없는 둘째 며느리의 대리모로 첫째 며느리를 생각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이 등장한다.

드라마 시청의 가장 큰 목적은 공감이지만 ‘청담동 스캔들’과 같은 아침드라마를 보며 공감하는 시청자는 거의 없다. 자신에게 일어날 수 없는, 전혀 다른 세상 사람들의 삶을 구경하듯 보는 재미가 전부다. 특히 이 시간대는 출근 준비와 자녀의 등교를 돕느라 TV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눈이 아닌 귀로도 시청할 수 있게 연기자들이 목청을 높이도록 연출하는 방식이 많다.


● 일일드라마, 아침과 주말의 사이

일일드라마의 주요 시청자 층도 아침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오후 7시15분부터 9시 시간대로 직장인이 퇴근하자마자 시청하기 어렵다. 아침드라마보다는 막장 요소가 덜 하지만, KBS 2TV ‘이름없는 여자’의 유전자 결과표 조작 등 청소년이 보기에 건전하지 않은 내용이 많고, 시간대상 주부 시청자들이 주류가 될 수밖에 없다. 확실한 시청자 층이 있기에 시청률의 변동은 거의 없는 셈이다.

일일드라마의 주요 시청층과 다뤄지는 내용 등으로 얼핏 아침드라마와 비슷한 색깔을 띠고 있는 것 같지만 주말드라마처럼 모성애를 주제로 삼기도 한다. ‘이름없는 여자’를 비롯해 ‘다 잘될 거야’ ‘천상의 약속’ ‘여자의 비밀’ 등은 빼앗기거나 잃어버린 자식을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그렸다. 연출 기법에 있어 과격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아침드라마처럼 ‘나에게는 일어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일’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 주말드라마, 감동으로 승부한다

주말드라마는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주말드라마에도 가끔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지만 용서와 화해의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서 활용된다. 때문에 아침드라마나 일일드라마처럼 과장되게 표현해 거부감을 안기지 않도록 강약을 조절한다. 가족애를 세분화해 부성애와 모성애 하나만 강조하기도 한다.

주말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인 가족의 화합을 강조하기 위해 대가족의 설정을 자주 사용한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는 3대와 4남매가 등장했고, ‘왕가네 식구들’(2013)에는 4대가 한 집에서 15명이 생활하는 등 현대에서는 볼 수 없는 가족들의 부대낌으로 끈끈함을 보여준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시청자는 드라마의 방영 시간과 요일에 따라 기대하는 내용이 다르다. 나이에 맞춰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드라마를 골라보는 흐름”이라며 “방송사도 시청자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의 요구에 맞는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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