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출신 배우 스크린 맞대결①](인터뷰) 변요한 “요즘 나의 ‘하루’는 피규어로 꽉 찼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4일 06시 57분


쉬는 것에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변요한은 “나를 찾는 시간”을 위해 요즘 휴식기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쉬는 것에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변요한은 “나를 찾는 시간”을 위해 요즘 휴식기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 한예종 출신 배우 스크린 맞대결
‘하루’ 변요한 vs ‘중독노래방’ 배소은


변요한과 배소은은 스크린에서 독특하게 비치는 역할을 자임한다. 나란히 15일 개봉하는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제작 라인필름)와 ‘중독노래방’(감독 김상찬·제작 영화사 아람)에서 두 배우가 드러내는 묘한 매력 덕분이다. 두 작품을 이끄는 이들 주역은 또 나란히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와 인연을 맺고 있다. 한예종은 숱한 실력파 배우들을 배출해낸 곳. 이를 터전 삼아 연기를 배웠던 변요한과 배소은의 매력을 만났다.

● ‘하루’ 변요한

가족 잃은 영화 ‘하루’
묵직한 감정 실어낸 힘들었던 시간
요즘엔 피규어로 힐링 중

‘디렉션이냐, 리액션이냐.’

둘을 갈라 말하자면 배우 변요한(31)은 ‘리액션’의 삶을 살고 있다. 연출자의 지휘 아래 캐릭터로서 살아가기(direction)보다, 자신의 주변과 호응하며(reaction) 일궈나가는 삶 말이다. 변요한에게 최근 시간과 관련해 이야기를 펼친 두 무대를 두고도 그렇게 말했다. 지난해 김윤석과 함께 30년의 시간을 공유했던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 이어 이번에는 김명민과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루를 나눠 가졌다. 변요한은 ‘하루’에서 김명민과 함께 각각 아내와 딸을 잃어가는 순간을 맞는 고통스런 하루를 반복해 산다.

변요한은 “그런 설정은 장치일 뿐이다. 결국 중요한 건 메시지인데, 그건 바로 사람의 인생을 묵직한 감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을 살면서 서로에게 해피엔딩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를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변요한은 배우로서 모든 작품이 “힘든 것”처럼, 실제 일상에서도 그 무엇 하나 가벼이 여기지 않는 눈치다. 농담 삼아 던진 질문에 웃으면서도 늘 진지하게 답을 내놓는 그에게 요즘은 “쉬는 시간”이다.

“하지만 왜 쉬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이유로 꺼내놓은 것은 “나를 찾는 시간”이었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다. 앞으로 표현해야 할 것도 많다. 못 만난 사람들을 만나면 어색하면서도 재미있다. 그들의 힘듦을 나누기도 하는데, 그게 바로 나를 찾는 것이다.”

타인이 힘겹다 말할 때 그것은 정말로 그가 힘든 것임을 알 때, 상대가 기쁘다면 진정으로 나도 기뻐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잊었던 나를 찾게 된다”고 덧붙인다. 그래서 변요한은 다른 이와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연기와 일과 작품을 잠시 쉬고 있는 지금, 그래서 그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여긴다. 나를 잠시 잊고 있다 타인과 마주하면 온전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변요한에게 모든 일상은 ‘리액션’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삶인가보다.

배우 변요한.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배우 변요한.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변요한은 그런 일상 속에서 요즘 한창 피규어를 짜 맞추고 조립하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유명 배우들의 얼굴을 구해 거기에 맞는 관절형 몸체를 이리저리 조합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피규어 매장 주인까지 자신의 영화 시사회에 초대할 정도로 이제 단골손님이 되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미간, 말론 브랜도의 턱, 알 파치노의 눈 등을 바라보며 ‘내가 이런 모습을 좋아했구나’ 생각한다.”

그런 집중의 시간을 보냄으로써 변요한은 또 다른 행복감의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흥미로이 여기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시간을 쏟아내니 거기서 얻는 만족감이 그만큼 큰 덕분이리라. 또 어떤 점에서 변요한에게 ‘리액션’의 일상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호응해가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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