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덤파운데드 “테크닉 뛰어난 한국 래퍼들, 비주얼도 최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5일 06시 57분


덤파운데드는 독특한 영상연출에도 재능이 뛰어나다. 한국 데뷔곡 ‘형’ 뮤직비디오의 참신한 기법도 그의 아이디어다. 사진제공|본 시티즌
덤파운데드는 독특한 영상연출에도 재능이 뛰어나다. 한국 데뷔곡 ‘형’ 뮤직비디오의 참신한 기법도 그의 아이디어다. 사진제공|본 시티즌
■ 한국 진출 美교포 ‘배틀랩 강자’ 덤파운데드

‘형’‘포리너’ 잇달아 내고 활동
“한국 힙합 강력한 엔터 콘텐츠
어머니를 위해 또 방문 계획”


미국에서 즉흥 랩으로 배틀을 벌이는 ‘배틀 랩’의 강자로 유명한 덤파운데드(dumbfoundead, 조나단 박·31)가 최근 싱글 ‘형’과 미니앨범 ‘포리너’를 잇달아 내고 한국 활동에 나섰다.

2008년 첫 앨범을 시작으로 다수의 음반을 발표한 덤파운데드는 할리우드 영화 ‘디텐션’(2011)와 ‘보디드’(2017), 드라마 ‘파워’(2016) 등을 비롯해 각종 리얼리티 쇼, 다큐멘터리 필름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북미 최고의 힙합스타 드레이크는 그를 두고 “가장 인상 깊은 래퍼”라 했다. 덤파운데드의 힙합곡 ‘세이프’는 인종차별을 고발해 현지 LA타임즈에 소개되기도 했다.

재미교포인 덤파운데드는 힙합의 본고장에서 랩으로 명성을 얻고, 어머니의 나라로 진출한 사례로 국내 힙합계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다.

“한국은 국제적인 시장이다. 한국인 친구들이 좋고, 한국 래퍼들을 존경한다. 한국에선 힙합이 크게 산업화돼 있다.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라 좋다.”

덤파운데드는 10여 년 전부터 타이거JK 다이나믹듀오 박재범 도끼 등과 친분을 쌓았다. 2009년 5월 에픽하이가 월드투어를 벌이다 그의 실력에 반해 6집에 참여시키면서 한국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 래퍼들은 테크닉이 뛰어나다. 비주얼도 좋고, 음악의 완성도도 높다. ‘쇼미더머니’ 같은 힙합쇼는 한국에 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힙합은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다.”

덤파운데드는 한국전쟁 중 그의 부모가 피난을 떠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얼마 후 가족과 함께 멕시코로 이주해 힘겨운 생활하다 3세 때 미국으로 이주해 LA에 정착했다. 생면부지의 땅에서 남매를 키우느라 생업에 바쁜 부모로 인해 덤파운데드는 자유시간이 너무 많았다. 매일같이 거리를 하릴없이 배회하던 그는 우연히 흑인 청소년들이 랩 배틀을 벌이는 현장을 보게 된 일로 인생이 바뀌게 됐다.

흑인들과 어울리면서 랩의 재능을 알게 된 덤파운데드. 함께 거리를 배회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갱스터”가 됐지만, 그는 힙합에 빠졌다. 흑인들 틈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그는 거친 현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았고, ‘흑인을 이긴 동양인’으로 유명해졌다. 에미넴과 테일러 스위프트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한국계 조셉 칸 감독이 첫 영화 ‘디텐션’을 기획하던 중 덤파운데드의 랩 동영상을 보고 감명 받아 그를 발탁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작품에서 얼굴을 알렸고, “17살엔 밴을 타고 미국 전역을 다니며 랩 공연”을 하는 힙합스타가 됐다. 아디이어가 좋고 관찰력이 뛰어난 그는 직접 영상을 찍어서도 올렸고, 참신한 기법의 영상으로도 많은 관심을 얻었다.

“한국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고, 미국으로 돌아가서 또 좋은 음악을 계속할 거다. 한국을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위해 또 오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