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화영 “꽝숙이는 선물이자 숙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1일 06시 57분


연기자 임화영. 스포츠동아DB
연기자 임화영. 스포츠동아DB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김과장’의 성공에는 출연자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열연을 선보인 힘이 가장 컸다. 주인공이나 조단역이나 모두가 분량에 관계없이 제 몫 이상을 해냈기에 가능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임화영(33)이다. ‘김과장’을 통해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걸음을 내디딘 이 주역을 스포츠동아가 만났다.

■ ‘김과장’ 마친 임화영

“캐릭터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죠
이미지 고착?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

“‘꽝숙이’는 연기자로서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1980년대에 유행한 “빠글빠글” 펌 헤어스타일과 높은 톤의 애교 가득한 목소리, 사탕을 쪽쪽 빨아먹는 모습. 세련됨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촌스럽기 그지없다. ‘김과장’ 속 오광숙, 애칭 ‘꽝숙이’의 모습이다. 그러나 연기자 임화영의 손을 거친 캐릭터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

“실제로 애교도 없고, 목소리도 허스키하고, 평소 튀는 색깔의 의상은 입지 않는다. ‘꽈장님’과 ‘꽝숙이’ 등 쌍기역 발음과 사탕 소품은 오디션 때 아이디어를 내 완성됐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시청자에게는 즐거움을 줬지만, 출연자 가운데 20회 동안 가장 외로운 3개월을 보냈다. 극중 경리부 소속도, TQ그룹 임원도 아니어서 “외톨이”의 위치였지만 김원해, 김강현, 류혜린 등 연극무대에서 활동할 당시 인연을 맺었던 선배들과 동료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영화 ‘어느날’ 홍보 활동으로 세부 포상휴가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선물 목록을 모두에게 하나씩 다 정해주었다”며 기대했다.

연기자 임화영. 스포츠동아DB
연기자 임화영. 스포츠동아DB

임화영은 서울국악예고 음악연극과 진학을 결정하기 전까지 “끼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네살 터울의 언니 임광희도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지만, 그 뒤를 따를 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의 ‘출사표’에 친구들은 어리둥절했고, 어머니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길 바랐다. 그러나 방송에서 우연히 접한 연극의 매력을 뿌리치지 못해 “무작정 지원”했다. 그는 “당시 음악연극과가 1기여서 인원 충원 때문에 절 합격시킨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반대하셨던 어머니도 지금은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드라마도 모두 챙겨보신다. 언니도 그렇고, 딸이라고 절대 봐주는 것 없다. 그 누구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신다. 하하!”

자신의 1호 시청자인 가족에게 합격점을 받기 위해서는 ‘꽝숙이’ 이미지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나는 게 첫 과제다. 이전까지는 특징이 강한 캐릭터를 맡더라도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김과장’을 통해서 많은 시선을 받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시청자가 ‘‘꽝숙이’로만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무리하게 이미지를 떨쳐내려 하지 않고 연기자로서 당연히 풀어야 하는 과제로 여기고 정답을 찾겠다.”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임화영은 개인적으로 또 다른 소망이 하나 있다. 서른 전에 실행하고 싶었던 홀로 떠나는 여행을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다. 그는 “이번에는 비행기 티켓 예약에 그치지 않고 결제까지 해서 꼭 떠나겠다”고 약속했다.

● 임화영

▲1984년 10월20일생 ▲전통예술고교(국악예고) 음악연극과 ▲2008년 서울예대 연극과 졸업 ▲2009년 아동극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데뷔 ▲2012년 결혼정보회사 듀오 모델로 2년간 활동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출연 ▲2015년 드라마 ‘용팔이’, 2016년 ‘시그널’ 단역 ▲2017년 영화 ‘여교사’와 ‘어느 날’ 조연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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