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후지이 미나 “배두나 보면서 韓 활동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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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8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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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연기자 후지이 미나. 동아닷컴DB
일본인 연기자 후지이 미나. 동아닷컴DB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멋진 힘을 느꼈어요.”

일본인 연기자 후지이 미나(29)가 한국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역동적이고 힘 있는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했다.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는 그는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받고 있지만 ‘안주’하는 대신 ‘넓은 세상’으로 향하기로 결심했다.

그 출발을 알린 작품은 영화 ‘데스노트:더 뉴 월드’. 일본에서 10년 동안 이어진 인기 스릴러 시리즈로, 3월29일 개봉해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워낙 유명한 시리즈라서 부담이 컸다. 10년 전 처음 나온 시리즈 1편부터 좋아했다. 두근거림을 안고 봤던 영화에 내가 참여한다니, 설레기도 했다. 오랜 팬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을 없애려 스태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후이지 미나는 지난해 차태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2’를 통해 한국 관객과 먼저 만났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더 적극적으로 해왔다. 2013년 MBC ‘우리결혼했어요-세계판’에서 가수 이홍기와 가상의 부부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고, MBC ‘스토리쇼 화수분’, JTBC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등 프로그램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둔 계기는 여느 한류 팬과 다르지 않다. 배용준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시작이다.

“할머니와 엄마가 ‘겨울연가’의 열렬한 팬이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드라마를 보고 생겼다. 첫 한국 여행 장소가 ‘겨울연가’ 촬영지인 남이섬이었다. 하하!”

대학에 진학한 뒤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해 2년간 익힌 그는 졸업하고도 계속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언어학교에서 따로 3년간 수업을 받았다. 지금도 억양과 발음 교정을 받고 있다.

꾸준한 노력 덕분일까. 후지이 미나는 당장 정극 드라마나 영화에 참여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완벽에 가까운 한국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 드라마, 격렬한 감정 표현 매력적”

후지이 미나가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어쩌면 단순하다.

10살 무렵 도시에 살다가 지방으로 이사를 가면서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에 연극 오디션에 도전했다. 아역 연기자로 드라마와 연극에 간간히 출연한 그는 “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보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2006년 일본영화 ‘심슨즈’로 데뷔한 이후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 활동의 시작은 2012년 방송한 한일합작 드라마 ‘사랑하는 메종 레인보우 로즈’. 같은 해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에 출연하게 됐고, 지금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고 있다.

일본에서도 안정적인 활동이 보장되는 데 굳이 한국 무대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했다. 후지이 미나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국 드라마는 감정 표현의 방식이 일본과 다르다. 더 격하게 느껴진다. 일본 여성 팬을 설레게 하는 이유도 감정 표현이 적극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 막상 드라마를 찍어보니까 바쁘게 촬영이 이뤄지더라. 그런 현장에서 완벽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언어는 큰 장벽이 아니다.

“나를 원하는 역할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연기하고 싶다”는 그는 “한국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나니 카메라 앞에 서는 두려움과 부담도 조금씩 사라졌다”고 반겼다.

이 같은 경험은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찍을 때도 도움이 되고 있다. “카메라를 크게 의식하지 않게 되는 효과를 봤다”며 “완벽한 모습보다 인간적인 면을 보이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후지이 미나는 멜로영화의 팬. 손예진 주연의 영화 ‘클래식’, ‘내 머릿 속의 지우개’를 가장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은 꿈도 있다.

자신에게 “희망을 주는 배우”로는 배두나를 꼽았다. 일본영화 ‘공기인형’ 등에 출연한 배두나는 현재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연기자. 후지이 미나는 “배두나 씨가 일본어로 연기하며 대단한 작품들을 만들어낸 걸 보면서 나도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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