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논란’ 케이시 애플렉 남우주연상…아카데미 성폭력에 관대?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2월 27일 15시 24분


코멘트
사진=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스틸컷
사진=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스틸컷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배우 케이시 애플렉이 ‘성희롱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스카의 영예를 안은 가운데, 과거 ‘성추문’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논란이 됐던 수상 사례가 재조명됐다.

케이시 애플렉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할리우드 스타 밴 애플렉의 동생이기도 한 케이시 애플렉은 지난 2010년 영화 ‘아임 스틸 히어’를 연출하던 당시 여성 스태프 두 명에게 성희롱 혐의로 고소당한 후 해당 여성 두 명과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었다.

때문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케이시 애플렉이 오스카를 탈 자격이 있는가에 관한 논란이 일었지만 아카데미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 그의 연기력만 평가해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과거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케이시 애플렉과 비슷하게 논란이 된 수상이 여러 번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우디 앨런 스캔들’이다. 영화계의 거장 미국 우디 앨런 감독은 지난 2014년 자신의 양녀 딜런 패로를 7세 때부터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우디 앨런은 아동 성추행 의혹에 대해 줄곧 결백을 주장했으며 아카데미는 우디 앨런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디 앨런의 영화 ‘블루재스민’의 배우 케이트 블란쳇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케이트 블란쳇이 수상 소감에서 우디 앨런을 언급할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케이트 블란쳇은 수상 소감에서 우디 앨런에게 감사를 표해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아카데미는 또 제75회 시상식에서 13세 미성년 소녀를 강간한 혐의를 받은 폴란드의 로만 폴란스키에게도 감독상을 주었다.

1977년 로만 폴란스키는 해당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프랑스로 도망간 이후 30여 년에 걸친 도피생활을 했으며, 영화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을 당시 미국에서 체포될 것을 우려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2009년 취리히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기 위해 스위스로 입국하던 도중 체포됐다.

아카데미가 과거 우디 앨런과 로만 폴란스키에 이어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케이시 애플렉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기면서 케이스 애플렉의 수상은 또 다른 아카데미 역사의 화젯거리로 남게 됐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