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굿와이프’ 전도연 “매일 도망치고 싶었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1일 06시 57분


체력이 달리고 법률용어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는 전도연은 그야말로 전쟁 같은 촬영을 이겨냈다. 그러나 “드라마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더라”며 언젠가 다시 안방으로 돌아올 것을 시사했다. 사진제공|메니지먼트 숲
체력이 달리고 법률용어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는 전도연은 그야말로 전쟁 같은 촬영을 이겨냈다. 그러나 “드라마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더라”며 언젠가 다시 안방으로 돌아올 것을 시사했다. 사진제공|메니지먼트 숲
■ tvN 드라마 ‘굿와이프’ 끝낸 전도연

TV와는 거리를 뒀던 영화배우 전도연(43)이 안방 시청자들에게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는 3개월간 머물렀다 훌쩍 떠났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굿와이프’를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난 전도연은 영화와 달리 촌각을 다투는 드라마 촬영현장이 낯설고, 때론 서툴기도 했다. 그러나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했다. 전도연의 연기를 TV에서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5개월간 촬영…좋다는 약 다 챙겨먹으며 버텼죠
동료와 애틋한 추억…드라마도 중독성 있네요

전도연은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고 했다. 4월부터 5개월간 촬영하며 힘에 부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좋다는 약은 다 챙겨먹으며 버텼다”는 그는 “적응이 됐는지, 죽으란 법은 없더라”며 웃었다.

‘굿와이프’에서 전도연은 검사인 남편이 성매매 의혹으로 추락하면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변호사로 나선 김혜경을 연기했다. 처음으로 맡은 변호사 역할은 대사양도 버거웠지만 법정 장면을 찍을 때마다 1kg씩 체중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체력 소모가 컸다.

“매일 도망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의 아주 큰 단점이 드러나더라. 감정연기는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전문용어가 많아 힘을 줘서 말을 하다보니 입이 삐뚤어지더라. 하하! 연필 물고 연습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쉬움이 남지만 시간에 쫓기며 진행되는 게 대부분의 드라마 현장이다. “대본을 쪽지 보듯이” 보며 대사를 외울지언정 자신의 욕심으로 촬영이 지연이 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전도연은 극 중반 짧게 자른 앞머리로 화제를 모았다. “욕 많이 먹은 거 안다”고 웃으며 “절대 어려 보이려고 한 것 아니다”고 손을 내젓는다. “이전 헤어스타일은 굉장히 손이 많이 가서 한 장면 찍을 때마다 손질해야했다. 가발을 쓴 것처럼 머리 위에 씌워놓은 느낌이었다. 연기에 집중해야하는데 목에 힘이 들어가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결국 편안함을 중시하는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자신의 피부 상태가 TV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더라도 “제가 편해야 보는 사람도 편안한다고 생각한다”는 주의다.

자신에 대한 신뢰는 아내로서도 마찬가지다.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사는 것 같지 않다”고 농담하는 결혼 10년차 전도연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틀을 깨지 않는다”고 말했다. 딸 얘기에 “이마랑 코가 저를 닮았는데, 예쁜 것 같다”고 에둘러 ‘미모 자랑’을 하기도 했다.

전도연은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다. 이런 평가가 부담스럽지만 일부러 넘어서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주변의 기대는 끝이 없다. 불가능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마음으로 ‘굿와이프’를 만났다. 그간의 소회를 밝히며 두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여러 번 닦았다. 고생을 견뎌낸 자신이 “기특”하고 “대견”하기도 했지만, 많은 연기자, 스태프들과 동고동락하며 쌓은 추억이 애틋했다.

“저 우아하게 영화만 할 거라고 말하고 싶은데, 드라마에 중독성이 있더라. 하하!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저 절대로 드라마 안할 거예요’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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