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음주운전 의혹’ 이창명 수사, 어디까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0일 06시 57분


방송인 이창명. 동아닷컴DB
방송인 이창명. 동아닷컴DB
정황증거뿐…혐의 부인에 반대 증언까지
진술 번복·거짓말 탐지기 거부 의혹 증폭

음주운전 사고를 의심받는 방송인 이창명(47·사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이창명은 4월20일 밤 서울 여의도에서 차량을 몰고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은 사고를 낸 뒤 현장을 이탈해 현재 경찰이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측은 이창명이 당시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3주 가까운 시간이 흐른 9일 현재까지 경찰 수사 상황과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의혹을 되짚는다.

“정황상 음주운전 사고”…“술 마시지 않았다”

경찰은 정황증거를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 사고 당시 이창명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16%로 추정했다. 사고 당시 이창명이 현장을 떠나 직접적인 음주 측정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사고에 앞서 이창명과 5명의 지인이 약 4시간 동안 머물렀던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테이블에서 중국소주 6병과 생맥주 500㎖ 9잔이 나온 것을 토대로 추산한 것이다. 또 경찰은 당시 이창명이 대리운전을 요청한 뒤 오랫동안 연결이 되지 않자 이를 취소한 점, 사고 직전 CCTV 화면에 그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운전하는 장면이 담긴 점 등도 음주운전의 정황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고 당일 이창명이 음주운전 처벌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음주 상태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창명은 이튿날 경찰에 출두하며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창명이 사고 직후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찾아간 서울 여의도의 한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당시 그에게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9일 이창명의 한 측근도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음주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해왔다.

● “진술 번복, 거짓말 탐지기 조사 거부”

그런데도 이창명이 사고 이후 내보인 행보에는 석연찮은 점이 많다. 우선 이창명은 사고 당일 현장을 떠났다 이튿날 경찰 조사에 응하기까지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사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이 차량에 붙은 과태료 고지서를 확인한 뒤 전화를 걸어 사고차량에 관해 묻자 “모르는 차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5분 후 미심쩍게 여긴 경찰관이 재차 전화로 묻자 “후배가 운전한 것 같다”며 말을 바꿨다.

이창명은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과호흡증, 공황장애를 이유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창명이 사고 당일 응급실 기록을 제출하거나, 공황장애 및 과호흡증에 대한 의료 기록을 제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역시 강제할 수 없지만,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사고 당일 이창명이 찾은 병원 응급실에서는 응급환자의 기본 검사항목인 혈액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의문점으로 남는다. 해당 병원 응급실 측은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을 경우 혈액검사를 하느냐”는 질문에 “응급실에서 혈액검사는 기본적으로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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