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웅 “나쁜 놈 이미지 벗는데 3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2일 08시 00분


배우 박성웅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13년 영화 ‘신세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의 인생은 막힘없다. 2007년 ‘태왕사신기’ 때 자신을 깨닫고 과감하게 “초심”을 선택한 결실이다. 스포츠동아DB
배우 박성웅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13년 영화 ‘신세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의 인생은 막힘없다. 2007년 ‘태왕사신기’ 때 자신을 깨닫고 과감하게 “초심”을 선택한 결실이다. 스포츠동아DB
■ 악역 굴레 벗고 ‘전성시대’ 활짝

이 얼굴로 웃지 않으면 무서워해 더 오버
리멤버·검사외전, 간만에 전공 살린 역할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꿈 같고 행복해


사람은 역시 ‘자세히, 오래 보아야’ 알 수 있다. 박성웅(43)도 그렇다.

언제부터인가 그의 이름 앞에는 ‘악역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따라 다닌다. 과거와 비교해 더 높아진 인기로 ‘사람이 변했다’는 오해도 받는다. 스스로도 익히 들어 알고 있다는 듯 ‘껄껄’ 웃는다. 이내 잠시 숨을 고르면서 이마와 미간에 깊게 새겨진 주름을 풀려 애썼다.

“선입견이라는 게 그렇다. 깨려고 해도 깨지지 않는 거다. 영화 ‘신세계’ 속 조폭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것 같다. 그 후로 주로 세고 강한 캐릭터를 맡아왔을뿐, 악역은 아니었다. 보다시피 이 얼굴로 웃지 않고 있으면 사람들이 무서워한다. 그래서 더 오버하게 되고, 과장된 몸짓이 나온 것 같다. 그래도 그게 나인 걸 뭐. 하하!”

최근 시청률 20%를 넘기며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에서 그는 돈만 쫓다 정의의 편에 서는 변호사 역으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입체적인 캐릭터로 시청자와 대중의 곁에 한 발작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

배우 박성웅. 스포츠동아DB
배우 박성웅. 스포츠동아DB

그는 오랜만에 “전공을 살렸다”며 웃었다. 그가 말한 ‘전공’이란 법학(한국외국어대)이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는 “법을 공부했지만, 법정신은 정말 ‘멘붕’이었다. 아버지가 ‘집안에 판검사’는 있어야하지 않겠냐고 해서 법대를 갔을 뿐이다. 하하!”

그렇게 ‘나쁜 놈’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3년이 걸렸다”는 그는 요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역시 ‘전공’ 덕분일까. 극중 비중 있는 검사 역으로 출연한 영화 ‘검사외전’도 10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어 ‘박성웅의 시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싶다.

“시청률이나 관객수 등 수치에 민감한 편이 아니다. 그런 반응에 일일이 신경을 썼다면 이 일을 일찌감치 그만뒀을 것이다. 사실 한 차례 마음을 잡는 계기가 있었다. 데뷔 10년 만에 ‘태왕사신기’로 처음 관심을 받게 되면서 (목에)힘이 들어갔다. 이제 ‘고생 끝인가’ 싶었다. 정말 내 사이즈는 작았는데 오버를 했던 것 같아 그 후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더 겸손해지고, 초심으로 돌아가자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영화 ‘신세계’를 만나기까지 꼬박 6년의 시간을 보냈다. 다른 배우들이 인터뷰하는 것을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던 자신이 이제 사진기자의 카메라 앞에 서 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꿈 같고, 행복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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