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일베 논란’, 대중의 일베 노이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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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25일 14시 45분


사진제공=류준열 인스타그램
사진제공=류준열 인스타그램
배우 류준열을 둘러싼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논란’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을 떠오르게 한다.

류준열은 작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이 24일 뒤늦게 ‘일베 논란’에 휘말리면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암벽등반 사진이 논란의 시초. 여기서 두부와 암벽이 ‘솥뚜껑’이 된 모양이다.

일부 누리꾼이 ‘암벽’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장소인 부엉이바위를 연상케 하고, ‘두부’는 사인인 두부 외상을 암시한다고 해석한 것. 보수성향의 커뮤니티 ‘일베’ 회원들은 평소 고인의 죽음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숱하게 올려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류준열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배우 류준열은 일베 유저가 아니며 일베와 무관함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류준열의 소셜미디어를 살펴보면 해당 포스트는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설명하는 여러 글 중 하나였을 뿐이며 일베와 연관 시키는 것은 억지 주장이다”고 해명했다.

진짜 일베 회원들도 “류준열은 일베가 아니다”고 반박하는 분위기다. 25일 일베 게시판에서도 류준열의 ‘일베 논란’은 화제다.

이 게시판에는 “류준열 불쌍하다. 그냥 힘들게 심부름 간다는 의미로 쓴 거 같은데 언어능력이 부족한 분들의 망상”, “류준열 억울하겠네. 어딜 봐서 일베야”, “몇몇 애들 짜깁기로 마녀사냥 하는 것”, “자기들이 멀쩡한 사람 의심해서 온갖 인신공격 해놓고 이제 와서 ‘왜 의심하게 만드냐’고 일베 탓”, “일베 안 하는 사람들이 ‘일베 노이로제’가 더 심함” 등 동정여론이 많았다.

대중의 ‘일베 노이로제’는 미디어의 책임도 있다. 그동안 지상파 3사와 종편 등은 일베 회원들이 합성한 로고, 마스코트, 사진 등을 여과 없이 내보내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2014년 3월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고려대학교 로고가 일베 마크로 둔갑했다. 2014년 12월 KBS2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렛잇비’ 코너에선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 캐릭터에 일베의 마스코트 ‘베츙이’를 합성한 사진이 전파를 탔다.

또 2015년 4월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선 월드컵 관련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고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사용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굵직한 방송사고 외에도 크고 작은 ‘일베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쯤 되니, 너도 나도 ‘솥뚜껑’에도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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