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주’(사진)는 시작일 뿐이다. 근현대사를 수놓은 예술인들의 극적이면서도 치열한 삶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
서정적인 시로 일제강점기에 맞선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 ‘동주’(감독 이준익)의 제작진이 이후 예술가 10명의 삶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한다. 한국영화 첫 연작으로, ‘아티스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윤동주에 이어 스크린에서 부활하는 인물은 가수 이난영이다. 1930∼1940년대 활동한, 노래 ‘목포의 눈물’의 주인공이다. 시나리오가 완성돼 현재 주연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연출은 ‘버스, 정류장’의 이미연 감독이 맡는다.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인물은 일제강점기 활동한 만담가 신불출. 해방 이후 월북한 작가이자 연극인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삶을 추적한다. ‘산다’와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이 연출을 맡아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이 같은 작업은 ‘동주’ 제작 과정에서 시작됐다. ‘동주’ 제작사 루스이소니도스 관계자는 23일 “많은 이들이 예술가들의 삶을 잘 모르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삶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해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제작이 확정된 이난영, 신불출 외에도 영화 ‘하녀’, ‘바보사냥’ 등으로 유명한 고 김기영 감독, 해외에서도 인정받아온 또 다른 예술가도 ‘아티스트 프로젝트’ 명단에 올라 있다. 이에 연출자로 참여할 뜻을 밝힌 기성감독도 여럿이다. ‘동주’로 포문을 연 이준익 감독 역시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제작사 관계자는 “각 편당 제작 규모는 상황과 이야기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라며 “프로젝트의 두 번째 인물인 이난영 편은 ‘동주’보다 규모를 키워 상업영화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