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여자친구’ 맞춤옷 같은 노래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18일 08시 00분


외형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여느 아이돌 그룹과 달리 노래로 대중을 사로잡은 여자친구. 1월 말 발표한 노래 ‘시간을 달려서’가 각종 가요관련 차트에서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제공|쏘스뮤직
외형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여느 아이돌 그룹과 달리 노래로 대중을 사로잡은 여자친구. 1월 말 발표한 노래 ‘시간을 달려서’가 각종 가요관련 차트에서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제공|쏘스뮤직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 차트 정복
비주얼보다는 음악으로 대중에 어필
팀에 잘 어울리는 안무·의상도 큰힘

여성 6인조 여자친구는 그야말로 ‘대세’다. 1월 말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는 멜론 등 음원차트에선 2주째 1위이고, 16일까지 지상파·케이블 음악방송에서는 8개의 1위 트로피를 가져갔다. 차트코리아가 집계한 방송횟수차트에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한 노래가 1주일간 지상파 및 케이블TV, 라디오에서 전파를 타는 횟수가 100회를 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간을 달려서’는 2월 둘째·셋째주 주간 방송횟수차트에서 2주 연속 160회 이상 방송되며 정상을 지키고 있다. 특히 2월 셋째 주 기록한 167회는 올 들어 최다기록이다. 작년 1월, 7월 각각 발표됐던 첫 앨범과 두 번째 앨범도 팬들의 요청에 따라 재출시돼 신나라레코드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광고시장에서도 여자친구가 섭외 1순위로 떠올랐고, 최근 유명 여행용 캐리어전문 업체의 전속모델 발표를 시작으로 광고계약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모든 지표들이, 여자친구가 대세임을 증명해준다.

● 좋은 콘텐츠와 그에 어울리는 퍼포먼스가 주효

여자친구의 성공요인은 우선 노래가 대중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또 노래와 춤이 이들에게 잘 어울렸다. 대개의 아이돌 그룹이 노래보다는 춤과 의상 등 눈에 비춰지지는 ‘비주얼’로 승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자친구는 노래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히트곡 없이 팬덤만 있는 가수와 달리 여자친구는 노래로 어필해 팬덤을 얻었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거기에다, 청순한 외모에 ‘파워 칼군무’라는 이색 조합도 신선하게 다가갔다. 특히 뜻 모를 영어도 없는 노랫말은 어른들에겐 향수를, 또래에겐 아름다운 서정을 자극시켰다.

좋은 노래, 멋진 춤도 그걸 표현해내는 가수와 어울리지 않으면 비호감이 될 수 있지만, 여자친구는 음악과 춤, 의상이 맞춤옷같이 자신들에게 가장 잘 어울렸기에 지금과 같은 폭발력을 가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소속사 쏘스뮤직 측은 “처음부터 여자친구에게 어울리는 음악, 또한 그 음악에 어울리는 춤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노래가 잘 나왔고 또 멤버들과도 잘 어울러졌다. 또래에 어울리는 옷을 잘 입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자친구의 앨범작업을 이끌어온 프로듀서 이기용배는 여자친구를 처음 만난 후 이들에 어울릴 만한 음악을 떠올렸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음악’이 탄생됐다. 소속사는 그 노래와 ‘비주얼’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안무에 공을 들였다.

● 대중성·팬덤 두마리 토끼 잡아, ‘대박신인’ 기대감

여자친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잠재력이 더 커지는데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작년 1월 ‘유리구슬’로 데뷔하면서 ‘소녀시대와 비슷하다’는 시선도 제기됐지만 대중은 환호했다. 작년 7월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정상권에 근접했고, 이번 신곡 ‘시간을 달려서’를 통해 정상에 올랐다.

눈여겨 볼 대목은, 여자친구가 대중에 먼저 사랑받으면서 인지도를 쌓았고, 이후 팬덤을 급격히 키워가면서 음원과 음반시장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춘 블루칩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자친구는 데뷔 당시 멤버들의 가족 친구들을 동원해 약 50명의 팬덤으로 시작해, 1년 만인 17일 현재 3만2000명으로 늘어났다.

음원차트는 대중성, 음반차트는 팬덤을 가늠해보는 척도다. 폭넓은 대중에 사랑받으면서 팬덤도 동시에 갖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여자친구는 두 토끼를 다 잡았다. 지난 몇 년간 ‘대박신인’이 없었던 터라 가요계에서도 여자친구의 이런 행보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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