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밀당’, 마케팅? 자존심 경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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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태지컴퍼니
사진제공|서태지컴퍼니
10월 가요계에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명 가수들이 상황에 따라 신곡 발표일을 미뤘다 당겼다 하는 ‘음원밀당’이 펼쳐지고 있다.

밀당(밀고 당기기)은 YG엔터테인먼트(YG)가 시작했다. 서태지가 9집 수록곡 ‘소격동’을 10일 공개하고 20일 앨범을 낸다고 발표하자 YG는 10일 악동뮤지션의 디지털 싱글을 냈고 21일엔 에픽하이의 8집을 내겠다고 한다.

서태지와 YG의 ‘맞대결’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후 서태지가 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음원을 16일 0시 공개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이번엔 서인영이 “완성도를 더 높이겠다”며 신곡 발표를 15일 정오에서 17일 정오로 늦췄다.

다른 한편으로 에픽하이는 서태지가 컴백 공연을 벌이는 18일, 9집 수록곡 ‘본 헤이터’ 뮤직비디오를 먼저 공개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신곡은 보통 주 초에 내는 게 일반적이고, 토요일에 공개하는 건 드문 경우다.

하지만 ‘서태지 저격수’의 모양새가 된 YG의 양현석 프로듀서는 “YG 컴백 라인업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준비하고 거기에 맞춰서 움직인다”면서 오해가 빚어지는 현상을 두고 “웃기고 슬픈 현실”이라고도 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음원 발표일을 두고 ‘눈치작전’을 벌이는 것은 마케팅의 관점에서 본다면 비난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최선을 다해 만든 상품을 가장 잘 팔릴 수 있는 날짜에 내는 것은 마케팅의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시선이다.

그러나 최근의 음원차트 상황은 가수나 기획사간 자존심 경쟁에 따라 빚어지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거물급에 대항해 선전을 펼치면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 소나기는 피하고 싶은 마음 등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서태지에 맞선 악동뮤지션은 신곡 ‘시간과 낙엽’으로 15일 현재 7개 음원차트에서 일주일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아울러 ‘음원강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걸 막으려는 음원유통사들의 이해에 따라 음원 발표일이 변경되는 경우도 많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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