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정신세계로의 초대…“내 속마음 공개합니다”

  • Array
  • 입력 2014년 2월 18일 07시 00분


프로듀서인 윤종신의 “나쁜 모습을 끄집어내라”는 말에 박지윤은 그 어떤 노래보다 솔직하고 대담하게 자신을 ‘정신세계’ 앨범에 담았다. 20년의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몸에 익은 여유는 “그때 가서 좋은 음악을 한다”는 자세를 만들어줬다. 사진제공|미스틱89
프로듀서인 윤종신의 “나쁜 모습을 끄집어내라”는 말에 박지윤은 그 어떤 노래보다 솔직하고 대담하게 자신을 ‘정신세계’ 앨범에 담았다. 20년의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몸에 익은 여유는 “그때 가서 좋은 음악을 한다”는 자세를 만들어줬다. 사진제공|미스틱89
■ 싱글앨범 ‘Inner Space’로 컴백

‘비프’ ‘나의 뇌구조’ 등 박지윤의 이야기
일렉트로니카풍 경쾌한 레트로 댄스곡
“거창한 인생설계 없어…그때그때 최선”


가수 겸 연기자 박지윤(32)이 걸어온 연예계 만 20년의 궤적은 ‘파란만장’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열세 살이었던 1994년 CF로 연예계에 입문해 열여섯 살에 여고생 가수로 데뷔한 그는 박진영을 만나 활동하면서 ‘아이돌 인기’를 맛봤다. 하지만 루머와 편견으로 어려움도 겪었다.

음악적인 반전도 거듭됐다. ‘성인식’의 댄스가수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박지윤은 포크록 성향의 7집 ‘꽃, 다시 첫 번째’(2009), 8집 ‘나무가 되는 꿈’(2012)으로 ‘아이돌’의 이미지를 깨고 ‘뮤지션’이란 새로운 인상을 심어줬다. 박진영이 프로듀싱했던 댄스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자신만의 음악을 내세운 ‘싱어송라이터’로 완전히 ‘차선변경’을 한 듯했지만, 2013년 윤종신과 손잡은 그는 다시 댄스음악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작년 10월 윤종신과 손잡고 처음 발표한 경쾌한 댄스곡 ‘미스터리’로 큰 인기를 얻었던 박지윤은 한층 발랄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17일 내놓은 싱글 ‘이너 스페이스’의 타이틀곡 ‘비프’(Beep)는 1980년대 댄스곡을 연상시키는 일렉트로니카풍의 경쾌한 레트로 댄스곡으로 작곡가 포스티노가 썼다.

지난 싱글 ‘미스터리’를 통해 멀어졌던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성공한 박지윤은 이번 싱글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정신세계’(Inner Space)란 음반 제목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탐험하는 콘셉트로 기획한 이번 음반에서 박지윤은 ‘비프’와 ‘나의 뇌구조’ 2곡 모두 가사를 썼다. 과거 어떤 노래보다 솔직하고 대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박지윤 앨범재킷
박지윤 앨범재킷

상대방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너무 외로웠기 때문에 사랑을 한 적도 있었고, 상처가 궁금해 이별을 한 적도 있다. 질투에 사로잡혀 누군가를 미워한 적도 있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올해로 연예계 생활 만 20년을 맞은 박지윤은 이제 대중에게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말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속마음을 꺼내 보일 수 있는 여유와 용기를 갖게 됐다. 그 배경엔 윤종신의 격려가 있었다.

“(윤)종신 오빠가 ‘네 나쁜 모습을 끄집어내보라’고 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 말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박지윤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그래서 과거 다소 시적이고 서정적인 노랫말이 직설적으로 바뀌었다.”

박지윤은 전작 ‘미스터리’를 통해 윤종신과의 긍정적 호흡을 보여줬다. ‘미스터리’는 음원차트 상위권에 장기간 머물렀고, 음악방송에선 1위 후보에도 올랐다. 덕분에 박지윤은 연말 가요축제 무대에도 나섰다.

“오랜만의 경험들이었다. ‘미스터리’의 성과는 너무 기쁘지만, 벌써 안주하기엔 이른 것 같다. 가을에 9집을 낸 후에야 나를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윤종신과 손잡으면서 자신의 음악성을 다시 실험하기로 한 박지윤은 작년 가을부터 계절마다 싱글을 내고 올해 가을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정규 9집을 내놓을 예정이다.

1월 초 후배가수 걸스데이는 과감한 섹시 콘셉트의 ‘섬싱’을 내면서 ‘제2의 성인식’을 표방했다. 박지윤은 아직 한창 나이지만 가요계에 남긴 인상이 강렬했던 것일까. 후배들에게는 ‘활용’의 대상이 된다.

“참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여자 솔로가수로 지금까지 해온 게 스스로에게도 감사하다. 어떤 부분에선 보람도, 책임감도 느낀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러나 박지윤은 인생 설계에 있어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다 부질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며 살다보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고 그래서 다음 음반도 “그때 가서 좋은 음악”을 담는다는 계획뿐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