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트로트에도 ‘국민여동생’이 필요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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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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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지민. 사진제공|윈원엔터테인먼트
가수 이지민. 사진제공|윈원엔터테인먼트
오랜만에 트로트계 여성 유망주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8월 데뷔싱글 ‘붕붕붕’을 발표한 이지민(25)이다.

‘젊고 예쁜’ 트로트 여가수가 데뷔하면, ‘가요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선책’이나, ‘돈을 벌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등으로 의심을 받는 경우가 많다.

‘젊고 예쁜’ 이지민은 실용음악(중부대학교)을 전공하고, 뛰어난 피아노 연주와 능숙한 통기타 연주력까지 갖춰, 이런 ‘의심’을 더 짙게 만든다. 그러나 이지민은 주변으로부터 “‘트로트 DNA’를 타고 났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던 트로트계 예비스타였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성인가요를 항상 부르시는 할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성인가요, 트로트를 접하게 됐고,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트로트 음악으로 가수준비를 해왔다. 트로트는 어느새 내게 스며들어있더라.”

이지민을 발탁한 윈원엔터테인먼트 정승일 대표도 “트로트 가수는 몸에 ‘트로트 DNA’가 없으면 못한다. 이지민이 단순히 트로트 가수를 ‘흉내’내려 했다면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이지민은 타고난 트로트 가수이고, 뼛속부터 트로트였다”고 했다.

이지민의 트로트는 어딘지 남다르다. 이지민의 데뷔곡 ‘붕붕붕’은 이승철의 ‘마이 러브’, 윤도현 ‘사랑했나봐’ 등을 써온 유명 작곡가 전해성이 처음 쓴 트로트 넘버다. 노래 스타일도 ‘간들어지는’ 세미트로트가 아니라, 트로트답지 않은 멜로디의 구슬픈 곡이다.

우연히 녹음과정을 지켜본 가수 이승철은 이지민에게 “이 노래 안되면 내가 나중에 리메이크한다”면서 발성과 호흡 등에서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TV로만 뵈었던 까닭에 이승철 선배님에 대해 ‘무섭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 뵈니까 매우 세심하고 친절하셨다. 내게는 너무나도 큰 영광이었다.”

이지민이 트로트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트로트의 길은 멀고 험하다. 대중을 사로잡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프로모션 방식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것부터 시작하는 고된 길이다.

“트로트 가수로서의 힘든 여정을 잘 알고 있다. 빨리 유명해지고 싶다는 조바심은 없다. 가수가 되기까지 이미 오랜 시간 기다려왔다. 예전의 마음에 비하면 지금의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니다. 힘든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이겨내면, 다른 가수들보다 더 잘될 거라고 믿는다.”

이지민이 트로트계에 등장하면서 자연히 ‘제2의 장윤정’ ‘장윤정과 홍진영을 이을 젊은피’로 주목받게 됐다. 이지민 역시 준비기간 동안 장윤정의 공연영상을 “엄청나게 많이” 보면서 그의 작은 손짓, 습관까지 파악하는 수준이 됐다고 한다.

“저에게 영광스런 수식어들이 생기고 있다. 저도 장윤정 선배님처럼 트로트계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다. 장윤정 선배님 덕분에 많은 젊은 가수들이 트로트를 지망했던 것처럼, 요즘 어린 친구들이 맹목적으로 아이돌의 흐름을 따르는 것보다, 저로 인해 트로트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지민은 8월3일 김장훈의 총연출로 열렸던 ‘경기도 DMZ 세계평화콘서트’에서 데뷔무대를 가진 후 8월31일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방송데뷔무대까지 가졌다. ‘쇼! 음악중심’에서 “멋있고 예쁜” 걸그룹 가수들을 보면서 “나 혼자 트로트라는 장르로 섰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다.

“10대를 위한 음악방송보다 어르신들이 많은 무대가 참 설렌다”는 이지민은 “이제 첫발을 내디뎠으니, 어디서나 내 노래가 들리도록 열심히 뛰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낸다.

“배우이나 다른 음악장르에는 ‘국민’이란 수식어가 붙는 가수들이 많다. 그러나 트로트 가수에게는 ‘국민’이란 수식어가 좀 인색한 것 같더라. 모든 분들이 저를 딸처럼, 여동생처럼 친근하고 편안하게 여기도록 열심히 뛰어다니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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