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영화, ‘싱크로율’이 흥행 공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5일 04시 15분


코멘트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과 '싱크로율(정확도)'이 100%에 가깝다."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다. 그만큼 원작에 충실한 영화라는 얘기다. 캐릭터 설정부터 이야기 전개, 배경이나 작은 소품까지도 웹툰을 반영한 노력이 엿보인다.

이 작품은 북한의 특수 공작부대원들이 남파하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 갈등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감독과 배우들 역시 원작과 차별화하기 보다는 최대한 원작을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8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웹툰 원작 영화 중 이미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러면서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이 웹툰 원작 영화의 흥행 공식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웹툰 원작 영화의 흥행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대다수가 영화화로 재미를 보지 못하며 '웹툰 영화 잔혹사'라는 오명을 얻었다. 영화 '다세포소녀(2006)', '아파트(2006)', '순정만화(2008)', '바보(2008)' 등이 100만 관객을 넘지 못하고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 야심 차게 내놓은 '전설의 주먹(2013)'도 174만 관객을 동원했으나 손익분기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영화에는 '웹툰보다 못하다'는 혹평이 따라 붙었다.

관객이 영화의 줄거리나 캐릭터를 파악하고 있으니 '영화적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울 터. 오히려 원작과 차이가 나면 몰입도를 방해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웹툰을 충실히 반영한 영화가 차별화한 영화보다 관객에게 호평을 받았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이례적 흥행에 대해 "웹툰을 거의 그대로 스토리보드처럼 사용한 영화"라며 "웹툰의 느낌과 리듬을 살리며 오히려 호평을 받아서 어떤 점에서는 새로운 영화의 문법과 리듬을 만들었다는 게 흥행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인기 웹툰 '패션왕'도 영화화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웹툰은 회당 조회수 400만 이상을 기록하며 10~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벌써부터 온라인에서는 웹툰 속 인물과 비슷한 영화배우를 찾아 만든 '가상 캐스팅' 명단이 떠돌고 있다. 그만큼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흥행한 뒤라서 기대치도 높아졌다. 영화 '패션왕'이 원작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