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카더라 통신, 신상털기…상처만 키우는 ‘박시후 사건’

  • Array
  • 입력 2013년 3월 16일 07시 00분


연기자 박시후. 동아닷컴DB
연기자 박시후. 동아닷컴DB
연기자 박시후(35)의 성폭행 피소 사건이 발생 한 달 만에 마무리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14일 국과수로부터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를 넘겨받은 서울 서부경찰서는 이달 안으로 사건을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박시후와 후배 연기자 김모 씨, 고소인 A씨의 2월14일 밸런타인데이의 만남은 다음날 성폭행 사건으로 얼룩졌다. 이후 한 달 사이에 맞고소가 이어지며 양쪽 모두 피의자와 피해자 입장에 처했고 측근들까지 개입되면서 공방은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졌다.

한 달 동안 박시후는 하루도 빠짐없이 언론과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변호인 교체, 관할서 이송 요구, 소환 불응, 메시지 내용 공개, 거짓말탐지기, 대질심문 등 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가십에 사건의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대중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취재 중 가장 안타까웠던 건 ‘…라고 들었다’며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온 양쪽 ‘측근’들의 주장이었다. 일방적인 주장에 혼란스러움은 더욱 가중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A씨와 박시후 모두에게 도움은커녕 아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었다. 경찰이 “정작 당사자들의 진술에는 변함이 없는데 측근들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또 온라인상 인신공격과 ‘신상털기’를 넘어 경찰에게까지 일부 팬과 누리꾼의 문의 및 항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수사에 집중해야 할 경찰 관계자들도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연인들이 사랑을 표현한다는 특별한 날, 두 사람은 과연 ‘마음’을 나눈 것일까. 2주 후면 진실의 윤곽이 드러난다. 악몽이 되어버린 그 날의 진실이 누군가의 얼룩진 상처를 하루라도 빨리 봉합할 수 있길 바란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