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코믹하고 유들유들한 형사… 이번엔 제대로 망가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영화 ‘사이코메트리’ 주연 김강우

김강우는 “어린 배우들이 멜로 연기를 척척 해내는 게 부럽다”며 “이제 쓸 수 있는 감정들이 쌓였으니 차기작은 멜로”라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강우는 “어린 배우들이 멜로 연기를 척척 해내는 게 부럽다”며 “이제 쓸 수 있는 감정들이 쌓였으니 차기작은 멜로”라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사이코메트리’(7일 개봉)는 독특한 스릴러 수사물이다. 보통은 범인과 그를 쫓는 형사가 이야기의 두 축을 이루지만, 이 영화는 형사와 또 다른 미지의 인물이 중심이다. 관객은 ‘이 미지의 인물이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라고 추리하는 맛을 즐긴다.

형사는 김강우(35)다.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김강우는 영화 분위기가 어두워 보여 여성 관객이 안 올까 걱정했다.

“독특한 소재의 영화죠. 제목도 그렇고…. 센 이미지가 떠오르겠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포스터 보고 겁먹지 마세요. 하하.”

‘사이코메트리’란 어떤 물건을 만져 그것의 소유자에 관한 정보를 읽는 초능력을 말한다. 상대와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의 과거를 읽어내는 신비의 인물 김준 역은 김범이 맡았다. 김강우는 어린이 유괴 사건을 파헤치기보다 김준을 쫓기에 바쁜 형사 양춘동으로 나온다.

‘무적자’(2010년)에서 심각한 형사로 나왔던 김강우는 이번에는 제대로 망가졌다. “권호영 감독에게 영화 분위기가 어두우니 코믹하고 유들유들한 인물로 그리자고 했죠. 관객들은 뭔가 빈 구석이 많은 인물을 좋아하잖아요.”

액션신도 제법 있다. 하지만 속도감 넘치는 화려한 걸 기대하면 안 된다. 몸들이 엉켜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지는, 땀 냄새 나는 액션이다. “멋은 다 뺐어요. 실제로 범인 잡을 때 화려하지 않잖아요. 살기 위한 몸부림을 그렸어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공공의 적’처럼 아저씨 냄새가 나는 인물이었다. 그의 외모가 동안이라 어울리지 않았다. “설경구 선배 분위기의 역할이었는데 저와는 맞지 않았어요. 형사로 출세 못해 정수기 다단계판매로 ‘투잡’(부업)을 하는 인물이죠.”

2002년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으로 데뷔한 이래 그는 나이보다 어린 배역을 했다. 스스로도 “‘돈의 맛’(2012년)에서 사모님에게 능욕을 당하는 역할로 성인 배우가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얼마 전 방송된 SBS ‘힐링 캠프’를 통해 그가 아이 아빠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처제인 한혜진 씨가 진행하지만 (출연을) 망설였어요. 가족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게…. 근데 하고 나니 얻은 게 많은 것 같아요. 제 내성적인 성격을 알린 것도 같네요.”

학교(중앙대 연극학과) 다닐 때는 연기 전공이었지만 연출에 관심이 많았다. “그때는 연기가 절실하지 않았어요. 나이가 드니 연기가 맛있어지더군요. 감독요? 집에서 돈 못 번다고 싫어해서….”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사이코메트리#김강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