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육대’는 ‘아이돌 잡는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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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일 07시 00분


사진제공|MBC
사진제공|MBC
■ 논란에 빠진 방송

녹화 이후 가수들 병원 신세 일쑤
‘출전 거부하면 출연 정지’ 의혹도


MBC 설 특집으로 마련한 ‘아이돌스타 육상·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사진)가 참가 가수들의 부상은 물론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아이돌 잡는 대회’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육대’는 2010년부터 MBC가 명절 특집으로 방송해온 프로그램.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대거 출연시켜 실제 육상대회처럼 꾸며왔다. 올해 설 특집은 28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녹화했고 여기에는 인기 그룹의 150여 아이돌 스타가 참여했다.

하지만 일부 가수들은 녹화 당일 증상이 없거나 약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시퍼렇게 멍이 나타나고 통증이 생기면서 병원 신세를 지는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한 걸그룹 멤버는 경기 중 작은 부상을 입었지만 긴장한 탓에 고통을 느끼지 못하다 이튿날 멍이 번지고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평소 바쁜 스케줄로 운동량이 부족한 아이돌은 연습 과정에서부터 부상을 입기도 한다. 실전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잘 하려는 의욕이 앞서다보면 그만큼 부상의 위험성도 더 커진다. 경기 이후 후유증도 마찬가지다. 휴식기에 있던 가수들에게 큰 무리가 없지만, 한창 활동 중이거나 컴백을 앞둔 가수들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이번 ‘아육대’에 소속 가수를 출연시킨 한 기획사 대표는 “‘아육대’ 촬영하면서 혹시 부상을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방송사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부담스러워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참가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아육대’에 출연하지 않는 아이돌 가수들이 암묵적인 출연정지 대상자로 지정된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지만 가수들은 여전히 심적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가요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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