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대화재와의 사투…체력장 끝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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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5일 07시 00분


‘청순, 발랄, 감성’의 손예진이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타워’를 만나 필모그래피를 다시 썼다. 성탄 전야,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화재에 죽음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커리어우먼 푸드몰 매니저를 연기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청순, 발랄, 감성’의 손예진이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타워’를 만나 필모그래피를 다시 썼다. 성탄 전야,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화재에 죽음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커리어우먼 푸드몰 매니저를 연기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블록버스터 ‘타워’ 주연, 손예진

멜로 이미지 벗고 필모그래피 새로 써
촬영 내내 온몸 타박상 얻었지만 보람
공동작업 통해 동지애 경험도 큰 수확

짙고 깊은 멜로 혹은 발랄한 로맨스의 감성. 배우 손예진을 이렇게 표현한다면 이젠 틀린 말이다. 그래서 그의 필모그래피는 이제 새롭게 쓰여진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타워’(감독 김지훈·제작 더타워픽쳐스)는 손예진의 필모그래피에서 또 다른 기점으로 남을 만하다. 성탄 전야, 108층의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에서 발생한 대화재,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소방대원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는 재난 블록버스터다. 손예진은 타워스카이의 푸드몰 매니저로, 설경구 김상경 등과 함께 화재에 맞서며 절망에서 헤어나려는 이들의 손을 잡는다.

혹여 전형적인 혹은 정형화한 블록버스터 속에서 여배우가 갖는 존재 이유는 명확할 터이다. 하지만 손예진이 블록버스터 영화의 여주인공으로서 관객을 만난다는 건, 더욱 새롭다. 그리고 남다르다. 그 스스로도 “공동작업에 참여한다는 즐거움이 컸다”고 말한다.

“그동안 혼자서 이야기를 이끌며 개봉을 앞두고 또 혼자 걱정했지만 지금은 선배 연기자들, 스태프와 함께하고 있다. 관객의 입장에서 정말 설렌다. 좋은 결과가 있다면 더 행복할 거다.”

그러면서 “모두가 주연”이라고 그는 말했다. “등장인물 모두가 저마다 삶의 이야기를 지닌” 그래서 “모두가 주연”임을 강조한 손예진은 “공동작업이라는 색다른 경험은 동지애와 의리”를 선물 받았다.

영화 ‘타워’의 한 장면.
영화 ‘타워’의 한 장면.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맞이를 축하하듯 받은 선물은 손예진을 더욱 풍부한 감성의 여배우로 바라보는 데 맞춤하다. “거대한 불과 물에 맞서면서 온몸에 잦은 타박상과 생채기를 얻기도 했다. 마치 체력장을 마친 느낌이다”고 말하지만 그 내면의 감성은 더욱 더 깊어졌을 터이다.

그렇듯, 새로운 계절을 맞는 설렘도 이젠 좀 더 구체적이다. “나이가 더 들면 어떤 느낌일까”라며 호기심 반, 기대 반의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던 손예진은 “20대 때에는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뭔가 안 되는 것에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제 어느덧 30대의 초입에 들어서서 손예진은 신뢰를 생각하고 있다.

“(관객에게)인정받는다는 것, 그건 신뢰를 깨지 않는다는 거다. 작품이 좋고 연기를 잘한다는 말을 듣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하나하나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지난 10여년, “참 열심히 살았다”는 그는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배우로서 관객과 나눈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그래서 손예진에게 영화와 일은 또 다른 사랑이다. 아직은 “현실 속 진짜 사랑과 결혼에 대한 로망이 없다”면서도 그래도 “좋은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내밀어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하는 손예진. 대신 영화와 일로 얻은 그 사랑을 손예진은 ‘타워’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또 다른 이들과 마음껏 나눴다.

결국, 손예진은 여전히 멜로와 로맨스의 여배우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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