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넌 亞의 엘비스!’ 할리우드 대우 확 달라졌어요”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7시 00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잇달아 출연하며 바쁜 한 해를 보낸 이병헌이 13일 세계적인 스타로 인정받으며 ‘씨네아시아 올해의 스타상’을 안았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두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잇달아 출연하며 바쁜 한 해를 보낸 이병헌이 13일 세계적인 스타로 인정받으며 ‘씨네아시아 올해의 스타상’을 안았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씨네아시아 올해의 스타상 받은 ‘지.아이.조’ 2 이병헌

브루스 윌리스 의아할 정도로 잘해줘
덕분에 액션물 ‘레드2’ 까지 잡았죠

지·아이·조 2편도 악역…비중 늘어
열심히 만든 제 식스팩 기대하세요

홍콩에서 만난 배우 이병헌은 여유로웠고 자신감도 넘쳤다.

“배우로서 지금처럼 영광된 삶이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고, “곧 블록버스터 영화를 통해 나의 식스팩을 3D 영상으로 보게 될 것”이란 유머도 건넸다.

이병헌이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 2’ 3D 프로모션차 홍콩을 찾아 12일과 13일 이틀간 기자회견과 ‘씨네아시아 올해의 스타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분주한 행보를 이었다.

이처럼 이병헌에게 2012년은 어느 해보다 ‘일복’이 많은 시간이었다. ‘지.아이.조 2’ 촬영을 마치자마자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집중했다. 이 작품이 관객 1200만 명을 빠르게 모을 동안 캐나다와 영국을 오가며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레드2’에 참여했다. 스스로 “정말 다이내믹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숨가쁜 한 해였다.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흥행 배우로 입지를 다진 이병헌은 내년 3월 개봉하는 ‘지.아이.조 2’로 또 다른 출발에 나선다. 3년 전 1편에 이어 이번에도 악역 스톰 쉐도우 역. 인물의 깊이와 사연이 강조된 덕분에 이병헌의 비중도 늘어났다. 홍콩에서 영화 예고편을 처음 공개한 이병헌은 할리우드에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이다.

“1편 개봉 때인 2009년 한국과 일본 팬들이 몰려온 모습을 본 미국 제작사와 감독, 배우들이 놀랐다. 미국에 돌아가 소문을 많이 냈는지 2편 촬영장에서는 스태프가 ‘네가 아시아의 엘비스 프레슬리라면서?’라고 묻더라. 하하! 프로듀서들은 촬영 영상을 비밀리에 보여주거나 중요한 장면에선 ‘한국 관객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묻곤 했다.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마냥 즐길 수만은 없던 상황. 이병헌은 “알아봐 주는 상황에 익숙해지면 흐트러진 모습이 스크린에 나올 것만 같았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돌이켰다. “1편 때 가진 헝그리 정신을 되찾으려고”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자신의 위치를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로서 더 어려운 일.

이병헌은 “미국에서는 여전히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냉철한 ‘자기평가’ 덕분에 이병헌은 ‘자꾸 악역만 한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솔직하게 답할 수 있다.

“내가 알려지지 않은 곳(미국)에서 하고 싶은 역할을 하려는 건 순전히 욕심이다. 블록버스터에 출연하고 악역을 맡는 건 진짜 원하는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세계로 향하는 이병헌의 발걸음은 ‘레드2’로 이어진다.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존스와 출연한 액션 영화. ‘지.아이.조 2’를 함께 한 브루스 윌리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레드2’까지 참여했다.

“브루스 윌리스는 의아할 정도로 나를 챙겨 줬다. 덕분에 친근해졌고. 연륜 있는 배우인데도 늘 여러 상황에 맞는 연기를 준비해 현장에 나왔다. 계속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에서도 자극을 받았다.”

‘자극’은 이병헌을 새로운 무대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13일 오후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의 스타상’ 시상식은 이병헌의 도전이 인정받은 결과. 이날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항상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지만 때때로 겁도 나고 외롭기도 하다”며 “이번 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지.아이.조 2’의 존 추 감독은 “이병헌은 맡은 역할에 인간적인 깊이를 더하는 연기를 한다”며 “젊은 아시아 배우들에게 할리우드 진출에 많은 기회를 열어 줬다”고 평가했다.

홍콩|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harry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