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은 ‘싸이 클럽’?…싸이 무료 콘서트 현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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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4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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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10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시와 함께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기념 콘서트’에 많은 팬들이 모여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4일 오후 10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시와 함께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기념 콘서트’에 많은 팬들이 모여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서울광장이 4일 밤 화려한 ‘싸이 클럽’으로 변신했다.

밤 10시부터 진행된 ‘국제가수’ 싸이의 무료 콘서트를 앞두고 이날 이른 오후부터 서울광장은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한 시민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여느 클럽에서나 있을 법한 물 관리? 그런 건 찾아볼 수 없었다.

나이, 연령,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가 입장 가능한 ‘싸이 클럽’에 서울 도심 전체가 들썩였다.

○…이날 싸이를 보기 위해 서울광장을 찾은 연령대는 다양했다.

‘유모차 부대’부터 엄마손을 잡고 소풍 나온 유치원생, 수업을 마치고 곧장 시청역으로 향했다는 10대들, 죽기 전에 싸이라는 가수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는 80대 노부부까지.

아침 일찍 KTX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로 왔다는 30대 주부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싸이 열풍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며 설레는 표정.

○…전 세계에 ‘강남스타일’ 열풍을 일으킨 ‘국제가수’라는 명성에 걸맞게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독일 등에서 콘서트를 찾은 외국인들도 많았다.

미국 출신의 테레사(21)는 “싸이의 독특함과 유머러스한 코드가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평가하며 “콘서트에서 말춤을 꼭 마스터해 돌아가겠다”며 웃었다.

○…싸이를 응원하는 독특한 퍼포먼스의 시민들도 눈길을 끌었다.

‘갈 때까지 가보자’ ‘싸이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남성을 비롯해 말 탈을 쓰고 말춤을 추며 공연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도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지루함을 달랬다.

○…대입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도 콘서트를 기다리며 시험공부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왔다는 한 수험생은 “공부하는 시간 대신 시험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고 다시 공부에 집중하겠다”며 영어 수험서를 꺼내 들었다.

○…이날 공연의 명당은 따로 있었다. 바로 서울광장 바로 앞 서울 플라자 호텔과 프레지던트 호텔. 특히 고층 객실에서는 광장 전체가 내려다보여 공연을 즐기기에는 최고의 장소. 호텔 관계자는 “고층의 레스토랑도 오늘 예약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4일 오후 10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시와 함께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기념 콘서트’에 많은 팬들이 모여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4일 오후 10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시와 함께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기념 콘서트’에 많은 팬들이 모여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휴대폰으로 싸이의 노래를 미리 감상하는 관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음악에 맞춰 말춤을 미리 연습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은 “공연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싸이의 노래를 예습하고 있다”며 “말춤 추는 방법도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다”고 말했다.

○…싸이의 무료 공연에 엄청난 인파가 몰리면서 이동통신사들도 공연장에 비상근무 인력과 이동기지국을 파견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 등은 시민의 불편을 덜기 위해 노력했다.

○…공연을 찾은 시민들과는 달리 퇴근길 직장인에게 서울광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일부에서는 엄격한 길거리 통제로 인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 모씨는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시청역까지 평소 걸음걸이로 10분이면 되는데 오늘은 30분이 걸렸다”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공연 전 광장에 깔린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깔아 놓은 발판은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하며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쳤다.

딱딱한 고무 재질의 발판이 불규칙하게 배치되면서 발판에 걸려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작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오후 6시부터 교통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공연 시간으로 오해하면서 일부 시민들은 공연을 기다리다 지쳐 “유투브로 생중계를 보겠다”며 돌아가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 @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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