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연기 공백은 이제 그만! 다양한 모습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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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5일 07시 00분


‘하녀’ 이후 ‘도둑들’로 2년 만에 나선 이정재는 앞으로는 공백 없는 연기 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미 새 영화 ‘신세계’를 촬영 중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하녀’ 이후 ‘도둑들’로 2년 만에 나선 이정재는 앞으로는 공백 없는 연기 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미 새 영화 ‘신세계’를 촬영 중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이정재, 영화 ‘도둑들’ 뽀빠이로 2년만에 스크린에 복귀

“팬들이 너무 안 나온다고 아우성이에요”
“쉬지 않는게 대세” 새로운 작품 촬영 중
혼자 보내는 여유가 편해 “결혼은 글쎄”

배우 이정재(39)는 어떠한 ‘결심’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했지만 “한동안 뜸했던 연기 공백을 앞으론 갖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문제는 ‘문제’였던 것 같다”고 공백기를 돌이키더니 “찾아줄 때까지 많이 해보자는 결심이 섰다”고도 했다.

“팬들이 너무 안 나온다고 아우성이에요. 사건 같은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 많이 좀 하자 싶죠. 예전 선배들은 ‘배우가 너무 많이 보여주면 안 된다’고 말렸는데 요즘은 쉬지 않고 연기하는 게 대세던데요?”

반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어릴 때부터 결혼에는 마음이 없었어요. 여자친구가 생기면 생기는 거지, 빨리 생겼으면 하는 불안한 마음도 없죠. 결혼해 아이 낳고, 가정 꾸리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아요. 혼자 있는 여유로움이 편하고 익숙해요. 아무래도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야 하나? 이런 말 하면 매국노죠? 다산하라고 난리인데. 하하!”

● “‘범죄의 재구성’은 내가 놓친 가장 아까운 작품”

이정재가 오랜만에 상업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25일 개봉하는 ‘도둑들’(감독 최동훈). 2년 전 ‘하녀’에 출연하고 연기 공백을 보낸 이정재는 ‘도둑들’ 개봉을 앞두고도 또 다른 영화 ‘신세계’를 촬영 중이다. “많이 해보자”는 마음이 결심에만 그친 게 아닌 모양새다.

“작품을 까다롭게 고르는 편이에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시나리오도 적고요. 그 사이 저는 사업한답시고 잠시 다른 곳에 관심을 가졌잖아요.”

이정재가 ‘도둑들’ 시나리오를 받은 건 지난해 1월. 최동훈 감독이 준비 중인 새 영화라는 소개와 함께 뽀빠이 역을 제의받았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뽀빠이가 죽는 설정이었어요. ‘왜 죽지?’ 싶었는데 제가 출연하기로 하니까 스태프 사이에서 먼저 뽀빠이를 죽이지 말자는 의견이 나왔대요. 물론 저도 죽긴 싫었죠.”

이정재는 ‘도둑들’에 출연한 이유, 이 영화를 통해 얻은 새로운 경험을 이야기하며 최 감독과 맺은 인연부터 꺼냈다.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각인한 시작은 영화 ‘범죄의 재구성’. 이정재는 최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

“저를 스쳐간 많은 작품이 있지 않겠어요? 그 중 가장 아까운 작품이니까. 김용화 감독의 집들이에서 최동훈 감독을 정식으로 만났어요. 최 감독이 ‘범죄의 재구성’을 이야기하며 굉장히 고소해 하는 것 같았죠. 옆에서 보던 김 감독이 ‘잘해보라’며 엮어 줬어요.”

이정재는 “사실 최 감독을 배제하고 ‘도둑들’ 시나리오만 봤다면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했다. “솔직히 말한다면”이란 전제도 깔았다. 영화에서 이정재가 연기한 뽀빠이는 한때 자신이 따르던 선배 마카오 박(김윤석)을 배신한 도둑. 지략보다 마음이 앞서는 ‘허세형’ 캐릭터다.

“주변에 뽀빠이 같은 사람, 분명히 있어요. 욕심만 많고 준비는 안하는 사람. 잡히지 않는 허공을 보고, 있지도 않은 허상을 잡으려는 모습이 어쩌면 현대인과 흡사해요. 실제론 제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이죠. 있는 척, 아는 척하면서 한 방에 모두 해결하려는 사람이요.”

● “한 사람이라도 욕심을 냈다면 현장은 전쟁터가 됐을 것”

‘도둑들’에는 김윤석·김혜수·전지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했다. 혼자서도 주연을 맡을 만한 이들이지만 출연 분량을 똑같이 나눴다.

“희한하게도 분량에 대한 욕심은 생기지 않았어요. 누구 하나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그 때부턴 피곤해지기 십상이에요. 평화로운 현장에서 너도, 나도 욕심내면서 빨리 변하기 마련이고 그렇게 하면 촬영장은 전쟁터가 돼요.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내 역할이나 분량에 욕심을 부려야 한다고 한다면 얻어 갈 게 없어요. 모두 제 생각과 같았을 거예요.”

대신 이정재는 “뽀빠이가 잘 해야 하는 장면이 딱 열 개라면 그것만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돌이켰다.

이정재는 며칠 전 최동훈 감독과 나눈 대화의 한 토막도 소개했다. 그는 감독에게 “연기에 힘을 빼는 데만 20년이 걸렸고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는 10년쯤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계 생활? 여유 있는 척은 많이 늘었죠. 많이들 속아요.(웃음) 실제로는 굉장히 긴장돼요. 어떤 직업이든 하면 할수록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눈에 보이잖아요. 보이는 게 많으니 다 신경을 써야 하고. 어릴 땐 한 두 개만 보고서도 다 봤다고 착각했는데 말이죠.”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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