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의 맛’ 82억 현금다발, 군침 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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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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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소품용 모조지폐
“촬영후 수거 소각처리”

‘돈의 맛’에서 주 실장(김강우)은 윤 회장의 비밀금고에서 거대한 돈 더미와 마주한다. 시너지 제공
‘돈의 맛’에서 주 실장(김강우)은 윤 회장의 비밀금고에서 거대한 돈 더미와 마주한다. 시너지 제공
영화 ‘돈의 맛’에 출연한 배우들은 정작 돈의 맛을 못 봤다?

17일 개봉한 이 작품은 칸영화제 본선 진출과 함께 재벌가의 생활을 파격적으로 그려 눈길을 끈다. 영화에는 윤 회장(백윤식)이 주 실장(김강우)과 함께 아들의 구명을 위해 검찰에 줄 비자금을 담으러 금고에 들어간 장면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거대 금고를 떠올리게 하는 이곳에는 현금 다발이 어른 키보다 높이 쌓여 있다. 배우들은 돈 구경을 실컷 했을까.

결론적으로 이 돈은 모두 가짜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위해 모조지폐 총 82억여 원을 만들었다. 5만 원권 5만 장, 100달러짜리 5만 장 분량이다. 제작에는 2000만 원이 들었다. 드라마 ‘쩐의 전쟁’과 영화 ‘타짜’에 나온 돈더미 제작비(1000만 원)의 두 배다. 지폐 뒷면에는 ‘영화용 소품’이라는 글씨를 찍었다. 이 정도 분량의 모조지폐로도 거대한 금고를 채울 수 없어 컴퓨터그래픽(CG)의 힘을 빌렸다. 돈더미의 윗부분만 가짜 돈으로 꾸미고 밑 부분은 종이박스로 채운 뒤 CG 처리했다.

가짜 돈이지만 도난사고에 대비해 제작진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주 실장이 돈다발 일부를 슬쩍해 주머니에 넣는 장면 촬영 때는 미술팀 여러 명이 ‘보초’를 섰다. 제작사 시너지의 서정훈 프로듀서는 “영화 촬영 뒤 가짜 돈은 소품 제작업체가 모두 수거해 소각 처리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더욱 보안에 신경 쓴 대목은 윤 회장 저택(세트)을 장식하기 위해 빌려 온 비싼 그림과 조각들이었다. 홍경택 작가의 그림 ‘레퀴엠’은 보험가가 1억3000만 원, 황세준 작가의 ‘폭포’는 2000만 원이 넘는다. 프랑스 작가 페르난데스 아르망의 조각품 ‘바이올린’의 경우 평가액이 수억 원에 달한다. 한 컷 촬영에 저작권료 300만 원을 지불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돈의 맛#모조지폐#지폐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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