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서울 사는 인조인간, 제가 딱이죠”

  • Array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할리우드 진출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배두나에게 듣는 촬영 뒷이야기

배두나는 “기자를 만났을 때 거짓말만 늘어놓는 약장수가 되기 싫어 끌리는 작품과 캐릭터만을 고집스럽게 골라왔다. 하지만 이제 편안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배두나는 “기자를 만났을 때 거짓말만 늘어놓는 약장수가 되기 싫어 끌리는 작품과 캐릭터만을 고집스럽게 골라왔다. 하지만 이제 편안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배우 배두나(33)는 “처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나 한국에서나 배우가 연기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촬영에 들어가자 완전히 바뀌었다.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남아요. 제가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환상이 없었는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12월 마친 할리우드 진출작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촬영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행복했다고 한 이유는 함께한 배우와 감독 때문이었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여유로움과 그 속에서도 느껴지는 치열함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톰 행크스, 휴 그랜트, 핼리 베리, 수전 서랜던 등이 이 영화에서 함께했다.

“감독들의 천재성은 또 어떻고요. 원작 소설을 공상과학(SF) 영화로 구현해 내는 능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클라우드…’는 ‘매트릭스’를 연출한 앤디, 래리 워쇼스키 형제와 ‘향수’의 톰 티크베어 감독이 공동으로 감독을 맡았다.

이 작품은 2004년 출간된 영국 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동명 소설이 원작. 500년의 시공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6개의 스토리로 구성됐다. 배두나는 제6편의 주인공 ‘손미-451’ 역을 맡았다.

“2144년 서울에 사는 인조인간이죠. 제가 출연했던 ‘공기인형’(2010년)의 인형 배역과 비슷해 보이지만 많이 달라요. 어떻게 설명할 수 없고, 그냥 많이 달라요. 영화를 보시면 알아요. 하하….” 그는 영화 개봉시점이 아직 멀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제작비 1억2000만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입한 대작인 ‘클라우드…’는 미국에서 올해 11월 개봉될 예정이다.

내달 3일 개봉하는 ‘코리아’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남북단일팀 실화를 담은 이 영화에서 배두나는 북한 선수 이분희 역으로 나온다.

그는 “북한 사투리 연기가 맛깔스럽다”는 평가에 대해 “탁구는 주 5회 연습했지만 북한 말은 주 2회밖에 연습하지 않았다”며 ‘출중한’ 모태 언어감각을 뽐냈다. “당시 이분희 선수는 20대 초반이었어요. 근데 제 말투가 너무 진지하고 저음이라 (북한 말)선생님이 ‘다음에는 수령님 사모님 연기를 하라’고 하더군요.(웃음)” 서울 종로구 제동초등학교에서 탁구선수를 했지만 이분희 선수처럼 왼손잡이 탁구 솜씨를 선보이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학교 때 저는 오른손 펜홀더 그립이었어요. (이분희의) 왼손 셰이크핸드형 연기를 위해 역시 탁구선수였던 오빠의 지도를 받았죠.”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그에게 아쉬운 점은 없었느냐고 물었다. “흥행이 되면 말씀드리죠. 하하. 1300만 명(출연한 ‘괴물’의 흥행성적)까지는 해놨으니, 음, 최소 500만 명은 넘어야죠.”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배두나#클라우드 아틀라스#배두나 할리우드 진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