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몰이 부부솔루션 프로그램 ‘그 여자 그 남자’… 뒷얘기 Q&A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이혼직전 커플 까다로운 섭외-촬영
“살기어린 눈빛, 따뜻해질때 가장 보람”

《 방송이 끝나면 프로그램 게시판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남자 편, 여자 편으로 나눠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글이 줄을 잇는다. 같은 사연에 대해서도 “남자 때문에 여자가 너무 답답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여자가 내 아내랑 너무 비슷해서 남편 마음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말 오후 9시 40분경에 방송되는 채널A ‘그 여자 그 남자’가 ‘남 이야기 같지 않은’ 생생한 사연과 부부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공으로 화제를 낳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신혼부터 결혼 30년차까지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로 고민하는 부부가 등장한다. 방송에는 이들의 갈등상황을 보여준 후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관계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정승우 PD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부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 많은 부부에게 공감을 얻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촬영 뒷얘기다. 출연자의 얼굴과 직업 등이 드러나기 때문에 섭외부터 방송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PD 12명과 작가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제작과정을 Q&A 형식으로 알아보았다. 》       

‘그 여자 그 남자’의 한장면. 채널A 제공
‘그 여자 그 남자’의 한장면. 채널A 제공
Q: 섭외는 어떻게 하나.

A: 주로 제보를 활용하지만 부부 한쪽 또는 양쪽의 반대 탓에 실제 방송되는 것은 절반이 안된다. 방송 초기에는 인터넷의 이혼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도 섭외를 했다. 작가들이 관련 모임에 회비를 내고 참석해서 섭외한 경우도 있다. 신청자들은 주로 이혼 직전의 부부로, 방송이 제시하는 해결 방법에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다.

Q: 실제로 카메라가 부부를 24시간 내내 따라다니나.

A: 한 주 2시간 분량의 방송을 만드는 데 3∼4주가 걸린다. 그동안 제작진은 가능한 한 출연자들과 밀착해 생활하고, 미처 찍지 못하는 부분은 집안에 설치한 관찰카메라로 담는다. 처음부터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에 처음 한 주는 촬영을 하기보다 출연자와 친해지는 탐색기를 갖는다. 부부가 함께 있을 때 서로의 처지를 얘기하다 보면 감정 섞인 다툼으로 번지므로 남자와 여자를 각각 따로 만난다. 술자리와 잠자리 등을 같이하는 등 출연자의 생활패턴에 맞추다 보니 제작진 사이에서는 “촬영이 끝나면 출연자에게 빙의가 걸려 있다”는 농담도 오간다.

Q: TV에서 싸우는 모습은 모두 진짜인가.

A: 진짜다. 카메라는 관찰자의 역할을 맡지만 싸움이 격해져 폭력으로 번질 땐 제작진이 나서 말리기도 한다. 진짜 심각한 싸움 장면은 출연자 보호 차원에서 방송에 안 내보낼 때가 많다. 촬영 전 출연자들에게 방송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지만 촬영 후 방송하지 말라고 사정하거나 ‘협박’하는 출연자도 있다.

Q: 해결책을 받으면 모든 부부가 화해할까.

A: 대부분 화해를 한다. 감정의 골이 깊어서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없었던 부부가 제작진, 전문가 등을 통해 상대의 입장을 전해 들으면서 오해를 풀기도 한다. 그러나 촬영을 마치기 직전 잠적하는 출연자 등 전문가가 제시하는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부도 있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지던 부부가 촬영이 끝날 즈음 서로를 향한 눈빛이 달라진 걸 포착하는 게 가장 어렵지만, 또 가장 보람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