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나는 조미료 연기…관객을 체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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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7시 00분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강한 개성과 연기력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김성균, 김혜은, 곽도원(왼쪽부터). 사진제공|쇼박스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강한 개성과 연기력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김성균, 김혜은, 곽도원(왼쪽부터). 사진제공|쇼박스
■ ‘범죄와의 전쟁’ 명품조연 3인방 김성균 김혜은 곽도원

성균, 실감나는 비열한 연기…진짜 조폭 아니세요?
혜은, 조폭도 ‘쫄은’ 클럽 사장…기상캐스터 맞아?
도원, 주도면밀 악질검사 빙의…이런 검사는 첨 봐!

최민식…하정우…조진웅…
막강 스타 주연들 사이에서
이들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개봉 2주차를 맞은 이번 주말이면 전국 관객 200만명 돌파도 무난해 보인다. 요즘 극장가 최고 화제작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 최민식과 하정우가 주연한 영화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비리와 음모, 배신의 처세로 산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두 주연의 내공 높은 연기와 잘 짜인 스토리로 젊은 관객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범죄와의 전쟁’에는 최민식 하정우만 눈에 띠는 것이 아니다. 강한 개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새로운 ‘조연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극중 하정우가 이끄는 폭력조직의 2인자 김성균, 검사 역의 곽도원 그리고 남자들의 틈새에서 살아남은 김혜은이 대표적인 얼굴이다.
# “제 선에서 단도리 처리하겠심다”…감독을 웃게 한 숨은 보석, 김성균

김성균은 극중 하정우의 절대적 심복이다. 하정우의 명령으로 조직에 스며든 최민식을 따를 뿐, 자신을 무시하는 그를 용서할 수 없다. 결국 숨겨두었던 폭력성을 드러낼 때, 그 비열함과 잔인함은 ‘진짜 조폭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만큼 리얼하다.

대구 연극 무대 출신인 그는 지난해 ‘라이어 1탄’으로 서울 대학로에 진출했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는 그의 첫 영화다. 시대적 배경이 물씬한 ‘2:8 가르마’의 단발 스타일로 인상적인 김성균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출연했다.

윤종빈 감독은 그를 발견하고 오디션 모습이 담긴 테이프를 하정우에게 보여주며 즐거워 했다고 한다. 김성균은 대본 리딩을 할 때까지도 자신이 캐스팅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두 아들의 아빠이기도 한 김성균은 사투리 연기를 도와준 하정우의 권유로 현 소속사와 인연을 맺었다.

# “오빠야! 니 쫄았제?”…기상캐스터 출신 김혜은의 ‘놀라운 발견’

나이트클럽 여사장으로 거친 조폭들과 맞붙어 절대 ‘쫄지’ 않는다. 시류에 적절히 어울리는 영악한 처세로 자신을 지키며 살아남는 여자.

극중 조폭 두목 조진웅의 내연녀로 최민식과 뒤엉켜 머리칼을 부여잡고 막싸움을 벌이지만, 다음 순간 실세가 된 그에게 슬며시 달라붙는 여자. TV 속 기상캐스터로 친숙한 연기자 김혜은에게 그런 모습이 숨어 있을 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97년부터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한 김혜은은 2007년 MBC 일일 드라마 ‘아현동 마님’으로 연기에 입문했다. 윤종빈 감독은 부산 출신 연기자 오디션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다 지난해 1월 우연히 김혜은이 출연한 드라마를 봤다. 그리고 “조금은 양아치 같은 인물인데 괜찮겠느냐”고 제안했다.

마침 부산 출신인 김혜은은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 스타급 카메오를 캐스팅하길 원한 투자배급사 등 주변의 권유를 뿌리친 윤 감독과 의기투합, 결국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데 힘을 더했다.

# “내가 깡패라고 하면 넌 그냥 깡패야, 새끼야!”… 리얼 검사 캐릭터 곽도원

1990년 정부가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면 소탕을 선포한 ‘범죄와의 전쟁’을 극중 배경인 부산에서 이끈 검사. 조폭들 사이에 최고의 ‘악질’로 통하는 인물이다. 어떤 로비도 통하지 않는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분노와 냉소를 표현해냈다. 정의의 이름 뒤편에서 비열함도 지닌 검사 캐릭터를 곽도원만큼 연기한 배우가 또 있을까.

곽도원은 그가 형사로 출연한 ‘핸드폰’에서 보여준 짧지만 강렬한 장면을 기억에 남긴 윤종빈 감독이 직접 캐스팅했다. 영화 팬에게는 ‘황해’의 김 교수 역으로 낯익다. 역시 연극 무대 출신으로 오랜 무명의 시간을 보냈지만 많은 작품을 통해 쌓아온 탄탄한 연기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탁월한 캐릭터 해석 능력이 찬사를 듣고 있다. 그는 검사 역을 위해 실제 재판과정을 지켜보며 검사들의 모습을 관찰한 끝에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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