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 A 개국 특집/인터뷰]수목드라마 ‘충각네 야채가게’ 황신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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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그때 그 미모 “비결은 쿨한 성격이죠”
총각네 야채가게 수·목요일 밤 9시 20분

채널A 수목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20대 딸을 둔 엄마 역할을 맡은 황신혜는 “나이가 드니까 편안해져서 좋다”고 말했다. 채널A 제공
채널A 수목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20대 딸을 둔 엄마 역할을 맡은 황신혜는 “나이가 드니까 편안해져서 좋다”고 말했다. 채널A 제공
그녀는 뱀파이어라 불린다. 나이를 먹는데도 외모는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액면’과는 불균형하게도 사춘기 딸을 둔 황신혜(48). 그녀를 경기 양평의 채널A 수목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총각네…’에서 황신혜가 연기하는 최강선은 주인공 한태양(지창욱)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진진심(왕지혜)의 엄마다. 재벌가 사모님이 되기 위해 친딸이 아닌 진진심을 자신의 딸로 둔갑시키는 인물이다.

“10대 딸을 둔 엄마는 해 봤는데 20대 딸을 둔 엄마 역할은 처음이라 망설였어요. 역할과 대본이 재미있어서 하게 됐죠. 악역인 듯하면서도 아픈 상처가 있는 이중적인 인물이거든요.”

드라마 2회까지는 14세 아역배우들이 극을 끌어간다. 황신혜의 진짜 딸 박지영 양과 동갑내기들이다. 지영 양은 미국의 기숙학교에 다닌다. 지난 학기 한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A+ 학점을 받은 우등생이란다. 최근 엄마와 함께 촬영한 화보에서 엄마를 빼닮은 외모와 엄마보다 2cm 큰 늘씬한 몸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황신혜는 “학생이니까 공부가 먼저이고 나중에 스스로 좋다고 하는 일을 시키고 싶다. 요즘 한창 본인이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며칠 전 최강선이 사고로 죽은 친딸을 화장하는 장면을 촬영했어요. 딸이 전화로 ‘엄마 내 생각 했어?’ 묻기에 ‘그럼, 생각했지’ 했더니 그게 싫은가봐, 자기가 죽었다는 느낌이…. ‘엄마 난 안 죽어!’ 하더라고요. 딸 또래의 아이들이라 대본 읽을 때부터 많이 울었어요.”

황신혜는 1983년 데뷔한 29년차 배우다. 그녀와 떼놓고 생각하기 힘든 ‘대표 미인’ 수식어가 부담스럽지 않은지 물었다.

“지켜가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은 되죠. 40대 초반에 제가 출연했던 토크쇼 화면을 모아서 본 적이 있어요. 저에 대한 수식어가 전부 예쁘다는 내용들이었죠. 전엔 잘 몰랐는데 그 수식어가 감사하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어요.”

젊었을 때는 40세가 되면 당연히 배우를 그만두고 살림하고 있을 줄 알았다는 그녀다. 하지만 요즘엔 “작품을 하면 할수록 계속 재미있다. 나이대를 달리하면서 계속 새로운 걸 하게 되니까”라고 했다. “요즘엔 한참 연하의 남자 배우와도 작품을 하고, 황혼 로맨스도 많아지잖아요. 할 수 있는 한 연기하려고요.”

황신혜가 닮고 싶은 배우는 그가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이미숙(51)이다. 그렇게 몸매 관리를 하려면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란다. 그녀 역시 개인 트레이너와 매일 운동하는데 주로 빠르게 걷기를 한다.

“아름다움은 건강에서 오는데 마음이 더 건강해야 해요. 저는 성격이 단순한 편이어서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나쁜 일, 관심 없는 일은 빨리 잊어버려요. 힘든 일이 왜 없겠어요. 그럴 땐 이만하길 다행이어서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죽으란 법은 없잖아요.”

그녀의 매니저도 “누나는 뒤끝이 없어 좋다”고 거들었다. 적잖은 여배우들이 까다롭게 굴면서 매니저를 자주 바꾸지만 그녀와 매니저는 10년 지기다.

황신혜는 3년째 한식 요리를 배우고 있다. 시간이 날 때면 최명길 윤현숙 등 절친들을 불러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기 좋아한다. 최근 개발한 돼지갈비 김치찌개, 뭇국, 갈비찜은 정말 맛있다고 한참 자랑했다.

나이 들어 ‘보이진’ 않지만 나이가 ‘든’ 그녀다. 하지만 그녀는 나이가 들어 좋다고 했다.

“젊었을 때 40, 50대란 나이가 저에게 안 올 것 같았고 남 얘기라 생각했어요. 그 나이가 되니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어른들이 진작 말씀하셨던 걸 왜 일찍 알 수 없었을까 아쉽긴 해요. 하지만 그게 인생이죠. 나이가 들면서 여유롭고 편안해져서 좋아요.”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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