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67년 영화배우 김진규·김보애 세계일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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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7시 00분


‘세계일주 여행을 떠나면서 팬 여러분에게 남겨논 사랑의 이색 홈드라마.’

1967년 10월 각 일간지에는 이처럼 특이한 내용의 광고가 실렸다. 영화 ‘파도’의 광고 문안이다. 여기서 주어는 배우 ‘김진규(사진)’다. 그해 오늘, 김진규가 부인 김보애와 함께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약 두 달여 만인 11월25일 귀국했다.

이들이 세계일주 여행을 떠난 것은 한 해 전 김진규가 ‘태양은 다시 뜬다’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덕분. 당시 대종상 수상자들에게 해외여행의 기회가 주어졌고 두 부부는 세계일주를 떠났다.

김진규는 정중헌 서울예대 부총장이 1999년에 펴낸 책 ‘우리영화 살리기’에서 “세계일주 여행을 하며 느낀 것은 어느 민족이든 조상과 더불어 산다는 점이었어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도 조상의 빛나는 업적을 영화화해서 남겨야겠다는 욕망이 싹텄어요”라며 훗날 영화 ‘성웅 이순신’을 제작하게 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김진규는 연극배우 출신으로 1955년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 로 데뷔한 뒤 스크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1956년 ‘옥단춘’을 촬영하며 김보애와 결혼한 그는 ‘오발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 한국영화사에 오래도록 남은 영화의 주연으로 나섰다.

1967년 ‘종자돈’으로 감독 데뷔하기도 한 그는 그러나 1970년 ‘성웅 이순신’을 제작하며 전 재산을 날렸고 부인 김보애와도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두 사람은 1997년 재결합했지만 김진규는 1998년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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